조 회장은 29일 담화문에서 "국민과 주주 여러분이 보내준 신뢰는 이 위기를 잘 극복하라고 준 기회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겠다"고 말했다. 경영권을 방어하느라 힘이 들었겠지만 지금 그 앞에는 그에 비할 수 없이 크고 험한 경영 정상화란 산이 버티고 서 있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국제선 운항 횟수가 90% 감소하고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 대가 공항에 가만히 세워져 있다. 고정비용이 큰 항공산업은 영업이 축소돼도 비용은 잘 줄지 않는다. 증권업계에선 상반기 중 항공사 보유 현금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한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송현동 용지,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을 연내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할 것이다.
조 회장은 다시 창업하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의 조부는 항공 비즈니스의 개척자이고 부친은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키웠다. 선대 업적에 비해 조 회장 형제들이 지금까지 보인 행태는 여러 가지로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조 회장은 정부 지원 확대를 호소했는데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 자구노력, 경영 능력과 열정, 임직원과의 화합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반대세력들 역시 회사를 자멸로 이끌 수 있는 분란 조성은 자제하는 게 마땅하다. 지금은 대한항공을 살리는 게 우선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