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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대장주 50개 아파트값 11개월 만에 하락, 부동산 침체 본격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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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KB 50지수’ 전달 대비 -0.13%

은마·잠실엘스 2억~3억 빠진 매물

“집값 더 떨어질 것” 전망도 늘어

전국 아파트 ‘대장주’만 모아놓은 ‘국민은행(KB) 선도아파트 50지수’가 11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국 주택 가격이 조정받을 수 있다는 ‘빨간불’도 켜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주택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중앙일보

KB선도아파트50지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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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3월 KB 선도아파트 50지수가 전월 대비 -0.13%로, 하락했다. 이 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4월(-0.48%) 이후 11개월 만이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주요 아파트 가운데 가격이 비싸고 세대수가 많은 단지(시가총액) 50곳을 골라 가격 등락을 지수화한 것이다. 선도아파트 50지수에는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대치동 은마, 잠실동 잠실엘스 등 45곳이 포함됐다. 서울 외에는 경기도 3곳, 부산과 대구 각각 1곳이 있다. 마치 주식 시장에서 국내 우량기업만 뽑아놓은 ‘코스피200’과 비슷하다.

황재현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장은 “지난해 5월부터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던 선도 아파트들이 이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시장 방향이 바뀌는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장주 아파트의 호가는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인근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21억원에 팔렸던 84㎡(전용면적)가 이달 18억원에 팔렸다”며 “최근 인근 트리지움 같은 면적이 16억원에 매각돼 호가는 더 떨어질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재건축 이슈로 몸값이 뛰었던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급매물이 늘고 있다. 요즘 3개월 전보다 호가가 2억원가량 떨어진 매물이 나오지만 거래가 안 된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체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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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전망지수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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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은 대출 규제가 덜한 경기도 군포를 비롯해 세종·대전으로 번지던 풍선효과도 지속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또 다른 주택 매매시장 지표인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전국 모든 지역에서 하락세로 꺾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여개 중개업소를 조사해 매매 가격이 더 오를지 아니면 내려갈지를 0~200 범위로 지수화했다. 수치가 100을 초과할수록 2~3개월 후 집값이 오른다는 예상이 많다는 의미다.

3월 서울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점(100) 아래인 99가 나왔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아진 것이다.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대구·광주 등지가 93으로 가장 낮았다. 지난달 지수가 121까지 치솟았던 대전도 이달 116으로 다소 낮아졌다. 전국 전망치는 지난 2월 110에서 이달 103으로 하락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적으로 집값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며 “그동안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강남 재건축을 시작으로 서울 외곽, 전국 순으로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매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전세 가격은 오르고 있다. 이달 서울은 강북(0.59%), 은평(0.56%), 송파구(0.46%) 등지가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0.18% 상승했다. 전국 전세 가격도 같은 기간 0.17% 올랐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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