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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Mobile World] 콘텐츠·캐릭터·모빌리티·금융…"카카오의 꿈 이루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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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 제공 = 카카오]


"지난 10년은 카카오의 시즌1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 시즌2를 위한 다음 10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모바일 생활 플랫폼을 넘어 또 다른 변화의 파고에 대응해야 합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압도적인 규모에 긴장해야 하고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또 다른 10년 앞에서 우리 길을 찾아야 합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카카오톡 출시 10년(3월 18일)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축하와 격려만큼이나 '새로운 10년'에 대한 생존과 성장을 강조했다. 2010년 3월 18일 출시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PC 기반 메신저가 보여주지 못한 사용자 환경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메신저 시장의 권좌를 거머쥐었다. 하루에 주고받는 카카오톡 메시지는 110억건, 월 이용자는 4485만명(지난해 4분기 기준),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41분에 달한다. 우리나라 인구가 5178만579명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영·유아를 빼고 전 국민이 사용하는 셈이다.

카카오톡은 단순 메신저에 그치지 않고 생활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데도 성공했다. 카카오톡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물건을 사고, 결제하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모바일 선물 문화를 확산시킨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서비스 출시 당시 15개에 불과했던 입점 브랜드가 현재 6000곳을 돌파했고, 2017년 이미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톡에 생일을 등록한 이용자는 2500만명에 이른다.

김 의장의 비전은 이미 '다가올 10년'에 맞춰져 있다. 그가 화려한 성공에 취하지 않고 새로운 10년에 대한 긴장을 당부하는 것은 급변하는 인터넷 세상에서 영원한 강자란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인터넷 산업에선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말도 사치로 여겨질 정도로 흥망성쇠가 반복된다. PC 시절 이용자 3000만명을 바탕으로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을 장악했던 싸이월드가 10년 만에 등장한 모바일에 적응하지 못해 쇠락했고,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전 메신저 시장에선 MSN 메신저, 네이트온 등으로 왕좌의 주인공이 계속 바뀌었다. 이제는 구글과 유튜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글로벌 IT 공룡 기업과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발전은 스마트홈, 자율주행차 등 모바일을 넘어선 새로운 플랫폼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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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10년 후 카카오 모습을 점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점점 늘어 현재 92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살펴보면 카카오의 성장과 변화에 대한 단초를 짐작할 수 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카카오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으로 다수 인수·합병, 사업 부문 분사 등이 빠질 수 없다. 특히 국내 양대 포털 중 하나인 다음, 국내 최대 음악 서비스 멜론 인수 등 '빅딜'도 이어졌다. 2014년 상장사 다음과 카카오 간 합병은 전체 거래 규모 3조1000억원, 2016년 멜론 인수 가격은 1조8700억원에 달했다. 현재 카카오톡은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검색하고, 친구들과 음악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변모했다.

김 의장은 매년 초 신사업 방향과 관련해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강조한 화두는 실제 신규 서비스와 자회사 설립으로 이어졌다. 그는 2017년 초 인공지능(AI)을 성장동력으로 제시했고, AI 전담 부서인 'AI랩'과 기술 자회사 카카오 브레인을 신설했다. 또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를 출시해 '스마트홈'의 전초 기지로 삼았다. 2018년에는 블록체인을 언급했고, 블록체인 전문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기업 간 거래(B2B)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 뒤 AI, 기업용 협업 솔루션 등 관련 조직을 분사시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세웠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클라우드·빅데이터 등 기술을 제공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공식 출범한 뒤 올해 들어 NH투자증권, 에버랜드 등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의장은 올해 '데이터'를 주요 화두로 제시했다고 한다. '데이터 3법' 국회 통과로 이전보다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하기가 용이해지면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메시지에서 "우리는 커머스, 콘텐츠, 캐릭터, 모빌리티, 금융, 블록체인, AI, B2B까지 무수히 많은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며 "아직 카카오는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해야만 하는 것도 너무나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카카오 안팎에서는 92개 계열사 중에서도 '카카오' 이름을 부여받은 자회사들이 향후 카카오의 새로운 10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 모빌리티 등 핵심 자회사들은 전 국민을 이용자로 확보한 카카오톡과 서비스 연계도 하고, 독립 플랫폼으로 성장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모든 생활을 아우르는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들어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카카오페이는 보험, 증권 등 생활 금융 서비스 부문에 대한 침투를 가속화하고 있다. 인수 뒤 사명을 바꾼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머니 업그레이드를 통한 증권 계좌 개설 수가 정식 서비스 개시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50만개를 넘어설 정도다.

카카오페이지는 '기다리면 무료' 모델을 바탕으로 웹소설과 웹툰부터 동영상까지 아우르는 국내 유료 콘텐츠 플랫폼의 선두 주자가 됐다. 특히 '달빛조각사'를 필두로 다양한 인기 작품이 드라마나 영화뿐 아니라 음악으로까지 재탄생하며 방대한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했다. 일본,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서비스 확장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자체 플랫폼인 '카카오T' 앱을 기반으로 택시를 활용한 모빌리티(이동)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기자전거 연계 서비스를 출시하며 마이크로 모빌리티 분야에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렌터카를 활용한 신사업까지 검토하며 사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인수·합병으로 내부 경쟁력을 높이는 단계에서 나아가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독립 기업으로 분사하며 발 빠른 성장을 도모하고, 이를 상장시켜 더욱 규모를 키우는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카카오톡 연계를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이동, 콘텐츠 구독,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 기술을 적용해 모바일 이후 시장까지 공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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