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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코로나로 인해 온가족이 스트레스 한 발 물러나 마음을 가라앉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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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융의 명예교수가 말하는 스트레스 대처법 / 봄날 감염 걱정에 외출도 쉽지 않고 / 집에 갇힌 생활에 불안·우울감 커져 / 커피 한잔에 좋아하는 음악 듣거나 / 명상호흡으로 마음 다스리면 좋아 / 개인위생 잘 지키고 남을 배려해야 / 이기심만 앞세우면 감염병 못이겨

“정신적 스트레스에 정면으로 대처하기보다는 한발짝 물러나서 조용히 마음을 달래는 건 어떨까요. 단 10분 만이라도 휴식시간을 가지고 커피 한 잔에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든지, 혹은 아주 친한 친구와 세상살이 상담을 한다든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했다. 국내에선 올 1월 첫 확진자가 나왔다. 29일 현재 국내 확진자는 9000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는 64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걸렸으며, 사망자는 3만여명에 이르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국내의 경우 일일 신규 확진자보다 완치자가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였다는 해석이 가능해 희망이 보인다.

다만 코로나19가 두 달 넘게 지속하면서 국민 전체가 느끼고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새로운 문제다. 스트레스는 ‘급격하게 생긴 긴장 상태’를 말한다. 그렇다고 모든 스트레스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건강 공부-현대인의 튼튼백년을 위한’의 저자인 엄융의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스트레스에 대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접하는 모든 자극”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엄융의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한 잔의 커피와 좋은 음악 등 단 10분만의 휴식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창비 제공


“별로 의식하지 않고 늘 경험하는 사소한 일부터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여러 가지 고민, 마찰 등이 스트레스가 되겠지요. 다만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비상상태의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스트레스는 필요한 자극이지만, 과도한 경우 건강을 해친다. 건강의 가장 큰 적이라고도 불린다.

“건강의 적은 많습니다. 코로나19부터 미세먼지, 나쁜 음식, 운동하지 않고 앉아 있는 나쁜 생활습관 등. 대부분은 피할 수 있고 관리를 잘하면 이겨낼 수 있는데, 스트레스는 없애기도, 경감시키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다스리기도 쉽지 않아 인간이 극복해야 할 새로운 질병의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온 가족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부모는 집 안에 머물며 육아와 일을 24시간 해야 하고, 자녀는 밖에 못 나간 채 부모 잔소리를 24시간 들어야 한다. 우스갯소리일 수 있지만, 그만큼 부모와 자녀 모두 코로나19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줄일, 또는 다스릴 방법은 없는 것일까. 엄 교수는 “잠시 쉬어가라”고 권했다.

“속된 말로 도를 닦는 것과 같은 자기 수양이 필요하리라고 봅니다. 특히 스트레스에서 한발짝 물러나 조용히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를 참지 못해 폭발해버리는 것은 결코 스트레스 해소의 올바른 방법이 될 수 없겠지요.”

엄 교수는 “명상은 심도에 따라 경지가 다양하지만, 그중 명상호흡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며 ‘명상’을 추천했다. 엄 교수는 ‘345호흡법’을 제안했다. 3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4초간 숨을 참았다가 5초 동안 서서히 숨을 내쉬는 방법이다. 이 호흡을 5∼10분간 해보라고 했다.

또한 좋은 음식을 바르게 먹는 것도 건강에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음식’이란 기본적으로 덜 가공되고 첨가물이 적은 음식”이라며 “배달 음식 중에도 이러한 원칙을 지키는 것은 건강에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배달 음식의 재료, 첨가물, 조미료 등을 자세히 알 수 없으니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에 고통받는 국민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자기 자신의 이기심만을 내세워 집단 모임에 나간다든지, 개인위생을 잘 안 지키면 아주 무서운 제3의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기는 증세가 없거나 가벼운 감기처럼 앓아도 자기로 인해 주위의 부모·형제,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가 감염돼 고생하고 사망한다면 그건 일종의 간접살인입니다. 이기심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코로나를 이기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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