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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재용 '사업장' 정의선 'e메일' 최태원 '재택'…코로나에 맞선 총수 경영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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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딥톡⑫] 코로나 5대기업 위기 경영 키워드

66만6163개. 국내에 있는 기업체 수(2017년 기준)입니다. 국민의 대다수가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인 셈입니다.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기 전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중앙일보의 새 디지털 시리즈인 [기업 딥톡(Deep Talk)]에선 대한민국 기업의 변화, 그리고 그 속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꿈ㆍ희망ㆍ생활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과 글로벌 기업을 뒤흔들고 있다. 맨눈으로는 볼 수도 없는 바이러스가 공장을 멈춰 세우고 있다. 기업 실적은 곤두박질치는 중이다. 코로나19는 산업 구조를 바꾸는 중이다. 재택근무 확산, 온라인 중심 소비, 사회적 거리두기 등 소비 패턴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나뉜다. 그만큼 경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 주춤한 5대 기업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 기업 총수의 위기 관리 리더십도 선명해지고 있다. 생산 현장 방문 횟수를 늘리고 코로나19 메시지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5대 기업 총수의 코로나19위기관리 리더십을 키워드로 정리했다.



이재용='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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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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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코로나19 리더십은 '현장'이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이후 4차례에 걸쳐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20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 라인을 방문했다. 이달 3일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휴게실에서 직원들과 만났다. 이 부회장은 “초유의 위기지만 여러분의 헌신이 있어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며 “조만간 웃으며 만나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달 19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25일에는 수원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았다.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는 구미와 아산사업장이 삼성전자의 ‘현재’라면 인공지능 등 선행기술을 연구하는 삼성종합기술원은 기업의 ‘미래’를 상징한다.



정의선='e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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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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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달 초 임직원과 협력사 대표에 각각 e-메일을 보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임직원에 보낸 e-메일엔 바이러스에 맞선 인류에 대한 세계관도 감겼다. 정 수석부회장은 “인류는 태초부터 수많은 자연재해 및 병균,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이겨내면서 오늘날 발전된 인류 문화를 이루어 내었고 앞으로도 계속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이러한 극복의 힘은 사람 개개인의 건강한 정신과 육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후 정 부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자사주(819억원)를 사들이는 등 기민하게 투자자와 주주 심리 달래기에 나섰다. 반면 현장 방문 행보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최태원='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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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4일화상으로 개최된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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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지난 2월 말부터 재택근무 중이다. SK그룹이 5대 기업 중 가장 먼저 주요 계열사에 대한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경영 점검 회의도 화상으로 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직접 실천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지난 24일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에도 화상으로 참석해 재택근무 중인 워킹 맘을 예로 들며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Work System)을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근무형태 변화에 그룹 차원에서 대비해야 한다고 의미다.



구광모='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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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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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대표는‘정중동’이다. 구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임직원을 상대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사업장을 방문하지 않았지만 매일 여의도 사무실로 출근해 계열사별 컨틴전시 플랜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관계자는 “자가격리 중인 직원에게 지원 키트를 전달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임직원 안전을 챙기면서 사업장 가동현황도 구 대표가 매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 내부에선 구 대표 성향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보여주기식 긴급회의를 소집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많다. 구 대표는 지난 27일 열린 ㈜LG 주주총회 서면 인사말을 통해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동빈='원격 셔틀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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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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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일 원격 셔틀경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중이다. 신 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전 명예회장의 49재를 치른 직후인 지난 8일 출장길에 올라 현재까지 일본에 머물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4일 일본에서 진행한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된다”며 살아남기 위해 전 계열사가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일본에 머무는 동안인 지난 19일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 선임되면서 일본과 한국을 동시에 장악하는 '원 롯데'를 공고히 했다. 신 회장은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취임 관련 준비와 함께, 일본 금융기관 수장을 만나 코로나19로 불확실해진 유동성 관련 대비를 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강기헌·이소아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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