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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강남구 "확진 모녀 피해자"···제주 "반박 의미없어, 소송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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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지막날 발현” 정순균 발언 반박

“선의의 피해자” 논란 ‘구청장 파면 청원’

원희룡 “피해입은 제주도민 대신 소송”

“동선 면밀히 검토” 형사고발 의지 이어가

중앙일보

제주 여행 후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A씨(19·여)가 묵은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리조트에 지난 26일 임시 휴업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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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의심증상 중 제주를 여행 한 강남 모녀와 관련해 제주도와 서울시 강남구간의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제주도 보건당국은 “모녀가 돌아다닌 곳은 제주도인 만큼, 제주도민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며 민사소송과 형사고발 의지를 밝혔다. 제주도는 이어 “지난 27일 강남구청이 발표한 ‘선의의 피해자’ 발언은 (말이 안되기 때문에) 반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도 했다.

또 이날 제주도는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제주여행 후 서울에서 확진 판정받은 미국 유학생 모녀는 제주 여행 당시 증상이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도 반박했다.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강남 모녀의) 최초 증상 여부는 강남구청이 먼저 알려준 것”이라며 “미국 유학생은 강남 확진자로 역학조사의 책임도 강남구청에 있다”고 말했다. 유학생 모녀가 제주에 머물 당시인 지난 20일 증상 발현 여부도 강남구청이 알아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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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후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A씨(19·여)가 묵은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에서 지난 26일 관광객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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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균 강남구청장 [사진 강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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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구청장은 이들 모녀를 “선의의 피해자”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었다. 정 구청장은 지난 27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유학생은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자가격리 대상자도 아니었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제주도 여행길에 나섰다. 여행 마지막 날 증상이 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발 당일인 20일 저녁 아주 미약한 인후통 증상만 나타나 여행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코로나 감염을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며 “여행 마지막 날인 24일 강남구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고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강남구 홈페이지와 공식 SNS 등에서 정 구청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또 27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정순균 강남구청장의 파면을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 구청장은 29일 제주도를 방문한 강남구 모녀 확진자와 관련한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29일 강남구청 페이스북에는 “최근 제주도 방문 모녀 확진자와 관련한 저의 발언이 진의와 전혀 다르게 논란이 되고,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과 강남구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정 구청장 명의의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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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후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A씨(19·여)가 묵은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에서 투숙객들이 26일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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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제주도는 지난 26일 A씨 모녀의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 제주도와 도민들이 본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고 소송 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히 모녀의 이동 동선을 세부적으로 검토해 형사고발 계획도 세우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도민을 대신해 유증상 입도객에 강력히 경고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청구되는 손해배상액이 1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모녀의 접촉자 47명이 격리됐고, 방문 장소 20곳에 방역이 이뤄지고 일부는 휴업에 들어간 점 등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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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제주 여행 후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A씨(19·여)가 묵은 제주시 회천동 한화리조트에서 방역 작업이 지난 25일 이뤄지고 있다. (제주한화리조트 제공)2020.3.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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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강남 모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접촉자 47명 중 2명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모녀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등을 면밀히 확인한 결과 접촉자가 47명으로 좁혔지만 45명만 격리했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2명은 지난 23일 오후 2~3시경 강남 모녀가 찾은 우도면의 한 식당에서 옆 테이블에 앉아있었던 이들이다. 제주도는 제주경찰청과 자치경찰 등과 함께 카드 결재내용 등을 바탕으로 추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강남 모녀는 딸 먼저 임상 증상이 나타났고 엄마는 딸에 의해 감염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다른 사례보다 감염력이 크다는 것"이라며 “당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던 분은 우도나 제주도민이 아닌 외지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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