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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美 ‘사회적 거리두기’ 한달 연장...’부활절 정상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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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활절 美 경제 정상화’ 주장 철회 파우치·게이츠 등 전문가 비난에 부담 느낀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0일(현지 시각)으로 기한이 설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4월 30일까지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AP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조선비즈

우한 코로나 대응 관련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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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 대응팀 브리핑에서 "사망자는 2주 뒤에 정점을 찍을 것이다. 실제로 승리하기 전에 승리를 선언하는 것보다 더 나쁜 건 없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 만료 시한을 4월30일까지 한 달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코로나 대응팀이 31일 추가 자료를 공유하고 최종 계획안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6월1일까지는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해 지난 16일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준수할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당초 30일이 1차 시한이었다. 미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에서 10명 이상 모임은 피하고, 식당, 술집 등을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개인적인 여행은 자제하고 환자나 고령자는 집에 머물라고도 요구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부활절 전까지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길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서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속되는 주가 폭락과 대량 실업의 발생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부활절을 시점으로 정한 것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 기독교계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활절 미국 경제 부활’ 계획을 포기한 건 뉴욕주를 중심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생명을 담보로 경제를 살리려 한다’는 비난이 거세진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건 전문가들은 방역 지침을 완화할 때가 아니라며 반발했고, 언론에서는 '국가 봉쇄(lockdown)를 해야 할 때'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특히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백만명의 감염자와 최대 2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24일 테드(TED)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심각한 현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외식을 하라, 새 집을 사라’고 부추기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며 ‘미국 경제의 부활절 정상화’ 주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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