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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소년중앙] 게임 리터러시 알고 게임을 제대로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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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함께 배워요, 게임을 놀이이자 학습도구로 쓰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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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김나원·맹서율 학생기자가 서울 계성초등학교에서 게임 기기를 들고 포즈를 취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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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2018 콘텐트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게임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오락실에 방문하거나 PC·콘솔(TV 등에 연결하는 비디오게임 기기)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게임을 하는 방식에도 다양한 접근경로가 열렸죠. 모바일 플랫폼 등에서 자유롭게 게임이 가능하니 학생 입장에선 게임을 적정 시간대에만 하는 훈련이 필요하겠죠. 게임산업의 성장은 산업 전반의 맥락, 사회 변화 등과 함께 상호작용하며 일어납니다. 학생들은요.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니 원격수업 시간에 선생님과 게임하며 영어 공부를 할 수도 있고요. 선생님과 게임하며 수학 공부를 할 수도 있죠. 게임은 여러 경로를 통해 소비자 여가 전반에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국내 게임산업의 사업체 수는 1만2937개며 종사자 수는 8만1932명이었죠. 매출액은 13조1423억원이며 부가가치액은 5조7957억원, 부가가치율은 44.1%입니다. 수출액은 59억2300만 달러, 수입액은 그보다 훨씬 적은 2억6291만 달러죠.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게임 중독'에 이른바 '질병 코드'를 부여, 게임에 부정적인 낙인을 더한 셈이 되었죠. 정말 질병이라고 인정이 돼 부여된 것인지, '수출 역군' 게임은 왜 국내서 등한시되는 것인지, '게임 리터러시(game literacy)'를 익혀 어떻게 즐겨야 할지 알아봅니다.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나원(서울 봉현초 4)·맹서율(서울 중대초 5) 학생기자



# "게임 중독? 용어에 편견 들어가 문제" 이경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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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교수는 뇌인지 연구를 하면서 게임이 인간 발달 과업 달성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게임 중독에 관한 오해와 해결방안 등을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이경민 교수]


이경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및 인지과학 인지과학협동과정 교수는 소중과의 인터뷰에서 '게임 중독' 용어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석하는 입장 따라서 단어 선택에 그 입장이 반영되기 때문이죠. 그는 대신 '게임 과용'을 쓰자고 제안합니다. "과용은 선입견을 배제하고 현상 자체를 말할 때 쓰는 단어예요. 게임에 시간을 많이 소모하는 건 사실이니까요. 게임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죠. 그중 하나는 중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요. 제가 보는 관점, 게임 과용자를 연구한 결과 등을 보면요. 게임 과용자는 게임 중독이 돼 게임 자체에서 기쁨을 얻는 게 아니라 대부분 연구 결과에서 학교·가정에서 심한 경쟁이 초래하는 스트레스를 푸는 도피처로 이용하는 거죠. 그걸 중독이라고 표현하는 순간 게임을 마약처럼 대하는 생각이 전제에 깔리는 거예요."

이 교수는 뇌인지와 게임의 연관성을 설명하며 게임이 인간의 발달단계에 필요한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신체 활동 유발, 사회적 상호작용 유발, 새로운 것 경험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게임이에요. 게임을 많이 하면 뇌인지 기능 발달에 도움될 수도 있죠. 이 때문에 뇌인지와 게임 관련 연구를 시작했고요. 10년쯤 됐죠." 그가 말하는 게임은 제기차기, 팽이 돌리기 등 야외서 하는 '놀이'의 개념도 포함하는데요. 과거 다른 형태로 풀던 놀이 활동이 오늘날의 비디오 게임 형태 등이 되었다는 설명이죠. "진화적으로 볼 때 파충류는 게임 안 하죠. 포유류·조류가 합니다. 특히 인간 등 영장류는 어릴 때 게임이 일이죠. 놀아야 뇌가 발달해요. 꼭 습득해야 하는 기술이 있을 때, 깨어 있는 동안 계속하죠. 과용을 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청소년들이 전략성 게임을 많이 할 때는 전략적 사고를 하면서 발달시켜야 하는 뇌 부위가 있는 거죠. "어린이는 게임 통해 뇌인지 발달시키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하죠. 청·장년기에는 게임이 스트레스 해소 역할을 할 테고요. '여가활동의 건전화'라는 관점에서 게임 문화를 발전시켜야 해요. 뇌과학자·신경과학자 입장에서 생애주기 자체로 볼 때 각 연령층에 필요로 하는 게임 역할이 있거든요. 그런 걸 정책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기회를 전부 놓치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갖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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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게임 관련 사회 분위기에 문제를 제기했죠. "게임만 악마화시키는 분위기가 문제예요. 게임강국이라고 주장하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논의조차 어려우니 연구하고 싶은 사람도 잘 참여 못 하고, '게임' 하면 무조건 '중독물질인데 왜 연구를 하느냐'는 비판을 받죠. 사회적 문제인 뇌 질환 치료 예방 등에 게임의 긍정적 기능을 활용할 기회를 놓치고 있죠." 그는 게임이 다각도에서 발전할 가능성을 사회 분위기가 억제하는 셈이라고 설명해요. "우리나라는 영화 '기생충'의 선전 등으로 소프트파워 강국이 돼 가잖아요. 게임도 세계 시장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국내 분위기상 불리한 점이 있죠.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데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예요."

WHO의 질병 코드 부여를 해석하는 관점에도 이 교수는 일침을 가했죠. "질병 코드라는 건 관련 분야 사람들이 있죠. 의사·간호사·약사·교육자 등이요. 서로 소통할 때 규칙 따라 규정하고 조금이라도 체계적으로 얘기해보자는 거예요. '원인, 병의 양상도 모르고 얼마나 많은지도 모르지만 사회적으로 문제 있다는 인식이 있으므로 같이 공유해 연구하자, 대책을 마련하자' 하는 취지로 만드는 게 질병 코드예요." 그는 질병 코드에 대한 섣부른 이해·판단으로 청소년들에게 되레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질병 코드가 찍히면 '병에 중독됐다' 등으로 인지해버리면요. 사회적으로 낙인도 찍히고, 의료경제적 측면의 문제들이 많이 생겨요. 의사·상담사 등에게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거죠. 진단을 과용하고 비급여 항목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익을 볼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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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질병 코드 확정 전 좀 더 많은 이들이 의견을 내고 게임 중독을 보는 시각에 대해 다뤘다면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게임 중독 질병 코드 안건에는 생물학자·신경과학자·의사 아닌 전문가·심리학자·행동치료사라든지 관련 분야서 논의했어야 더 복합적인 이해가 나왔을 거예요. WHO가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지 않은 상태로 일을 진행했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불평·비판이에요. 소위 내막은 잘 모르지만요, WHO를 좌우하는 전문가 집단이 있죠. 대부분 정신과 의사이고 이들이 목소리를 크게 냈는데요. 그중 목소리 크게 낸 이들이 한국 정신과 의사들이죠. "게임 과용을 중독으로 보고 정신과 의사가 치료해야 할 대상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많죠. 정치적인 이유가 많다고 봐요. 정치적인 비판의 대상으로 연루하면서 게임을 악마화했죠. '국내 일부 세력은 왜 게임을 악마화하는가'를 연구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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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게임 관련 가짜뉴스가 많다는 점도 우려했습니다. "게임하면서 나오는 도파민 관련 오해가 있죠. 네이처 학술지에 나온 논문인데요.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은 거죠. 게임을 하면 분비량이 기저 상태보다 30~50% 올라가는 걸 관찰했다는 건데요. 식사 때도 도파민은 그만큼 올라가요. 마약을 하면 1200% 올라가죠. 게임을 할 때 그 정도 쾌락을 느껴 중독을 일으킨다고 하는 논리는 잘못된 거예요. 정량적으로 보면 1200%와 30%의 차이가 있는 걸 무시한 거죠. 둘을 같은 분류 문제처럼 호도하는 셈입니다." 이 교수는 다른 오해도 꼽았죠. "게임을 하면 뇌에 구멍이 뚫린다는 주장도 있죠. 일본 모 학자 책을 우리나라에 번역해 들여오면서 언론에 대서특필됐어요. 'MRI로 뇌를 찍었더니 활성화가 안 되고 구멍이 뚫렸다는' 둥 근거 없는 얘기를 모아 게임을 하면 뇌가 망가지는 것처럼 말했죠. 뇌인지를 연구하는 학자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는 얘기예요. 사실인 것처럼 우리 사회에 받아들여졌죠. 그게 제일 안타까워요." 게임을 과용하느라 다른 일을 하지 못할 정도의 친구들에겐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요. "게임을 같이 해줄 수 있는 어른이죠. 게임을 통해 과제를 수행, 발전시키고 싶은데 그걸 알려줄 수 있을 누군가가 있으면 적절하게 할 수도 있고요."



# "게이미피케이션에 눈 떴죠" 김상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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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교수는 게임 인식 개선 활동을 하면서 국내 게임산업을 둘러싼 문제점 및 소비자, 특히 기성세대가 게임에 가지는 오해 등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상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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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강원대학교 문화예술공과대학 산업공학전공 교수는 기계과에 다니던 학부 시절 손에 잡히지 않는 공부를 한다고 느껴 게임 개발로 눈을 돌렸습니다. 학부 3학년 때 게임 개발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후 스타트업을 두 번 창업했죠. 게임 관련 길을 걷던 그는 2015년께 이른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game+education)' 개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박사 과정 중간에 학부생 대상 강사로 일하던 시절인데요. '우리 학교 교수들이 실력이 없다'는 학생들의 말에 충격받고 연구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는 걸 배웠죠. 두 번째 작업은 교수들이 전반적으로 못한다고 생각을 했던 거니까요. 지식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대학교 때부터 게임 개발하는 일을 많이 했기에 이걸 활용해서 수업을 재밌게 바꿔볼 수 없을까 등의 고민을 시작했죠."

게임인식개선분과 분과장이기도 한 김 교수에 따르면, 문체부 산하에는 이와 같은 분과가 작년까지 세 개 있었죠. 게임인식개선분과 목표는 게임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 기업 의사결정권자들의 사행성, 도박 등으로 바라보는 문화를 바꾸는 겁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임이었죠. 상근 종사자가 있는 건 아니고요. 문체부·콘진원·학교 혹은 게임 관련 10명 모여 의견 공유, 30~40명 세미나, 학부모 등 100명 모아 대규모 강의도 했습니다. 다른 분과는 게임 생태계 분과. 게임 제작 환경의 노동 환경 좋아져야 하는 걸 신경 쓰는 곳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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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커버스토리_게임 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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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강의에선 어떤 개념을 공유할까요. 게임 리터러시부터 볼까요. 김 교수에 따르면, '게임을 읽는다'는 것은 '게임을 소비한다'는 의미예요. "어떤 게 좋은 소비일까요. 책을 읽는데 '평생 추리소설만 본다'면 안 좋겠죠. 다양하게 접해야 합니다. '나는 사람 안 만나고 책으로만 세상을 만난다' 하면 이상한 거예요. 이걸 게임에 대입하세요. 실제 세상이 중요한데 가상인 게임에만 몰입하는 건 좋지 않죠." '게임을 쓰는 능력'은 어떨까요. "게임을 쓴다는 건요. 아이들이 게임을 만들어 보는 거예요. 어려워 보일 수 있는데, 코딩교육이 이런 활동이에요. 마인크래프트·로블록스 등은 기초적인 코딩 능력이 들어가요. 마인크래프트에서 블록을 하나씩 쌓아 경복궁·에펠탑 만들려면 힘들겠죠. 가로, 세로 100m씩 쌓아야 하는데 코딩이 들어가면 일정 값을 입력해 단번에 구현하니 아름다워지죠. 알려주면 애들이 신이 나 뒤집어지죠. '이게 코딩이야' 하는 거예요. 게임이 학습 도구 역할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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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도 이 교수처럼 학생들이 보호자와 게임을 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보호자들이 게임을 단순히 막는 게 아니라 아이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 명확히 파악한 후 대처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보호자들을 만나 '자녀가 어떤 게임을 하냐, 몇 시간 하냐'고 물으면 '모른다'는 답변을 하는 게 태반이죠. 아이 입장에선 보호자와 대화가 안 되니 관계가 상할 수밖에요. 아이는 공부하느라 바쁘다가 하루 1~2시간 정도 하는 건데 보호자는 제대로 파악을 못 하니 그저 '하지 말라'고 만류하니까요. 보호자와 학생이 같이 즐겨야 좋죠." 그는 집에서 롤모델 삼을 소통 방식으로 핀란드 어셈블리(assembly) 페스티벌을 내세웠죠. "아이가 있는 부모님만 참가할 수 있는 이른바 '부모님 게임대회'가 포함된 축제예요. 학생이 부모님을 코치하죠. '엄마·아빠 대항 게임 대회'라고 예를 들면 코치는 딸·아들이 하는 거죠. 몇 주 정도 아이에게 집에서 트레이닝을 받는 거예요. 여기에서 중요한 경험이 형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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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교수는 게임 속 '퀘스트'에서 영감을 얻어 지은 '퀘스트스쿨'서 교육 기능도 하는 '기능성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퀘스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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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스쿨서 소개하는 기능성 게임 중 하나로, 세계 곳곳의 식량 현황과 어떤 보급이 필요한지 등을 유저가 학습·배분할 있는 구조다. [퀘스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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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게임을 악마화하는 사회 분위기에는 게임 업계의 책임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합니다. "한국 콘텐트 매출액 중 55~60%가 게임이에요. BTS·웹툰·소설 포함보다 훨씬 높죠. 하지만 '게임 산업 지원'이라고 하면 '사행'을 왜 국가에서 지원하냐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는 무료로 설치한 후 아이템 랜덤 박스에 결제를 요구하거나 게임을 진행하며 결제한 아이템의 결과물이 운에 따라 바뀌는 내용을 꾸리는 일부 게임을 예로 들었죠. "복권은 게임 아닌 도박이죠. 로또·카지노는 국가서 제어하잖아요. 게임에 있는 랜덤, 운에 맡긴 아이템 등은 사행성이 짙은 거죠. 게임 속 불확실한 것에 돈을 걸게 하거나 운에 따르게 하는 등의 사행성·도박적 요소가 게임에 들어가선 안 됩니다. 지하시장 거래도 그렇죠. 일부 회사 아이템은 칼 한 자루에 지하시장서 천·억 단위 거래가 이뤄집니다. 게임회사는 알면서도 돈이 되니 적절한 제어를 하지 않죠. 학생의 경각심, 보호자의 지도가 필요한 대목은 여기예요." 김 교수는 게임 산업 연구가 활발하지 못해 관련 학과 개설 등이 미비한 현실에도 아쉬움을 표했죠.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게임 관련 전공을 하고 싶어도 수도권 4년제 대학에는 관련 학과가 대개 없습니다. 문화콘텐츠학과 등의 이름으로 에둘러 존재할 뿐이죠. 관련 인력을 당당히 육성하고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오해를 풀려면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게임 활용 교육" 조기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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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성 계성초 교사는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로 적극적인 게임 활용 교육 등을 할 수 있게 돕는다. 그는 기능성 게임 등을 이용해 '게이미피케이션' 개념을 적극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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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성 교사(서울 계성초)는 자신을 "21년차 초등교사이자 10년째 미래교육을 현장적용"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해요. 스마트기기 활용 교육을 위한 교사들의 스마트교육학회 창립 멤버로 2대 회장을 맡은지 3년째죠. 2011년엔 스마트교육의 활성화 기여를 인정받아 서울시교육감상을 받았고, 2013년에는 정보통신기술 활용 우수 교원으로 스마트교육의 활성화 기여를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았고요. 평소 게임에 관심이 많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게임을 교육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고자 계성초 취재 현장에 동행했죠. 조 교사는 "2011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학생 1인 1태블릿 기반의 스마트교실을 구축한 게 올해 10년째가 됩니다"라며 반갑게 맞았죠. "현장에서 오래 스마트교육·미래교육을 연구하다 보니 에듀테크기업들을 자문하는 일도 많고 선생님들과 만나는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는 그는 현세대 학생을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부릅니다. "스마트기기 활용 등에 익숙한 아이들이라는 건데요. 이들에게는 단기 목표가 중요해요. 보이는 목표가 있으면 흥미를 느끼죠.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도입, 학습에 포인트를 부여하고 배지를 주며 학습 의욕을 강화하죠. 학습 사이트 칸아카데미, 게임 베이스드 러닝(Game Based Learning·게임 기반 학습) 등이 예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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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활용 교육이 현세대 학생들에게 잘 맞는 학습 방식이라는 설명인데요. "온라인 게임의 경우 자연스럽게 협업하는 팀플레이가 있죠. 거기에 게임 중독이 이슈화 될 정도로 몰입감이 있기 때문에 게임을 활용한 학습은 흥미·재미·몰입감·목표달성·협업 등의 21세기 학습자 역량 달성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게임이 학습에 도움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활용한 학습이 중요한 거예요. 단순 게임의 경우는 게임 가능 연령만 준수해주면 학생들의 정서에 맞죠. 영화·드라마도 등급이 있듯이 게임도 등급이 있어 잘 지키면 됩니다." 조 교사는 게임 중독을 방지하는 방법도 간단히 설명했죠. "좋은 게임을 찾고 중독이 되지 않을 정도의 몰입감을 갖고 스스로가 제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게임을 시작할 때 미리 시간과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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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성 교사는 현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라 부르며 스마트폰, 온라인 노출 등이 당연해진 이들에게 게임 등을 마냥 제지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교육하는 게 먼저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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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사는 게임 리터러시 교육은 미래교육을 받은 다음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는 미래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합니다. 학생들이 게임이나 유튜브 등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친구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과도한 사교육 등으로 오프라인에서 시간을 보낼 수 없을 때 온라인에 빠져들 수밖에 없거든요. 일단 학생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 있는지를 찾고 이를 경험·학습할 수 있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는 게 좋아요. 다음 단계에 들어성 아이들에게 좋은 게임을 추천하죠." 조 교사는 게임을 잘 즐기는 방법으로 앞선 전문가들처럼 보호자와 함께하는 게임을 꼽습니다. "보호자들은 '아이들이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 안 하는 방법은 없나?' 등이 주요 관심사이지만 '아이가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 등의 질문도 하는데요. 학생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 보호자가 경험하는 게 중요하죠. 자녀 연령에 맞는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한 겁니다. 무조건 '하지 말라'는 잔소리가 아닌 함께해 보기도 하고 게임 시간이나 조건 등을 미리 정하는 게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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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등에 대한 학생들의 주된 질문 혹은 문제점은 뭘까요. "게임이 너무 재미있기 때문에 시간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고민이 많아요. 게임을 시작할 때 알람을 꼭 맞춰놓거나 오늘의 목표를 정해 놓고 시작하는 게 좋죠. 정해진 시간·레벨을 달성했을 때는 미련없이 중단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조 교사가 추천하는 게임은 뭘까요. "초4 때 신도시 건설을 배우는 단원에서 심시티빌드잇을 함께하는데요. 게임을 통해 도시건설에 필요한 기본부터 지방자치제도의 시장의 역할까지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죠. 영어를 게임처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캐치잇 잉글리시도 좋습니다. 친구들과 그룹을 이루고 배틀을 하면서 학습할 수 있어요. 프로디지는 몬스터를 이기기 위해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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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 학생기자는 집에서 PC와 이동형 기기 등을 모두 활용해 적극적인 게임 유저로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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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사는 한국 내 게임 인식도 진단했어요. "한국 게임 산업은 글로벌 한류를 일으키고, 수출액도 어마어마해요. 해외에는 한국 게임을 수출하면서도 국내에서는 터부시한다는 게 문제예요. 프로게이머 페이커가 세계에서 유명한 게이머가 되고 엄청난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은 유명하죠. 게임을 좋아한다고 누구나 페이커 같은 게이머가 될 수는 없다는 걸 아니 장래희망을 정할 때 게임 분야 등을 터부시할 수 있어요. 어떤 일이 있는지 잘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 게임 산업 관련 직종으로 진로를 결정해도 좋겠죠." 그는 게임 활용 교육, 나아가 스마트기기 활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지적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면 당연히 활용해야 할 기술이라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고 게임 많이 한다, 유튜브 많이 본다고 금지하는 것이 아닌 올바르게 사용하고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미리 교육을 해야죠."



# "게임 리터러시 키워드는 문화와 '감성+논리'" 이동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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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소장은 상용화 게임을 개발하던 경험을 토대로 대중에게 게임 리터러시 등의 개념을 소개하고 청소년을 위한 게임은 뭔지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동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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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상용화 게임 15개를 개발한 이동건 소장은 현재는 게임연구소를 내고 소장직을 맡고 있어요. "제가 만들고 싶은 기능성 게임개발과 리터러시 교육 활동 등에 한계를 느껴 현재는 전문 연구소에서 교육용 게임개발과 게임문화 교육, 관련 집필활동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 소장은 청소년을 위한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활동을 해왔죠. 그가 소중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게임 리터러시 키워드는 뭘까요. "첫 번째는 '게임은 문화다'입니다. 이미 산업을 넘어 문화로 자리잡은 게임이라는 콘텐트에 대해 청소년과 기성 세대 간의 인식차이가 매우 크다 보니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가 되면 많은 가정에서 보호자와 청소년 간에 크고 작은 갈등이 생겨납니다. 게임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건전하게 즐길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건전한 취미생활이 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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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장이 청소년의 감성·논리 발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발했다는 역사 보드게임 세종. [이동건게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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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장이 제시한 두 번째 키워드는 '감성과 논리의 결합'이에요. "여태껏 유희와 재미를 목적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형태의 창작물(예술·놀이·축제·스포츠·장기·바둑 등) 중 개발 및 제작과정에서 문과적 감성과 이과적 논리가 현재의 게임만큼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 있었던가요. 게임이 문화로 자리잡고 게임산업이 거대화 되면서, 점점 더 많은 고급인력들이 게임개발자의 길을 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만 좋아하고, 게임만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문학·심리·철학·역사 등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젊은 지식인과 수학·과학·프로그래밍 등 뛰어난 논리와 기술로 무장한 인재들이 머리를 맞대고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감성과 논리가 뼈대를 이루고, 시각적 연출(그래픽)과 청각적 연출(BGM·효과음)로 포장을 더하니 결과적으로 게임은 가장 진화한 형태의 문화 콘텐트가 되었습니다. 게임에 많은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게임이 포괄하고 있는 창작과 표현의 영역 자체가 넓기 때문입니다. 서사와 플롯을 즐기는 사람, 논리와 전략을 좋아하는 사람,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 감각적이고 세련된 시청각적 연출을 좋아하는 사람 등 같은 게임을 두고 좋아하는 이유가 각각 다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학생기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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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커버스토리_게임 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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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원(서울 봉현초 4) 학생기자

저는 평소 로블록스, 포켓몬고, 마인크래프트, 피아노타일 등의 게임을 즐겨했습니다. 게임에서는 실제로 갈 수 없는 곳을 가거나 직접 만들 수 있죠. 살고 있는 세상과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어요. 친구와 만나 아이템을 교환하거나 초보들에게 필요 없는 아이템을 나눠 주기도 해요. 매일 평균 2~3시간 정도 게임을 했고요. 처음에는 혼자 할 때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친구랑 할 때가 더 많아졌습니다. 저는 게임을 할 때 혼자 판단할 때가 더 많았어요. 보호자의 지도를 받을 때도 있긴 했지만요. 보호자가 지도할 때는 주로 게임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이야기 해주거나 시간이 과할 때 알려주는 일 등이죠. 게임 시간을 정해두고 하는데 그 시간을 초과하여 공부할 시간을 놓치기도 했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해진 게임시간을 잘 지켜야겠다고 다짐했고요. 게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 좋은 경험이었죠. 시간을 지키기 어려우면 알람을 맞추는 것도 방법입니다. 좋아하는 게임을 할 때 지켜야 될 것을 배워 좋았어요. 카메라가 나를 촬영하는 것도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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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커버스토리_게임 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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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서율(서울 중대초 5) 학생기자

저는 평소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닌텐도 포켓몬 게임을 즐겼죠. 게임을 제일 좋아하고 쉴 때 제일 많은 시간을 씁니다. 실제로 할 수 없는 일을 게임에선 할 수 있거든요. 매일 1시간 30분가량 게임을 합니다. 혼자 하거나 사촌동생과 게임을 합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해야 훨씬 재밌죠. 스트레스를 받을 때 게임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게임이 좋아서 합니다. 게임 중독에 걸린 친구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등도 궁금했죠. 게임 관련 취재라 설렜습니다. 저는 평상시 게임을 좋아하고 즐기며 플레이하는 유저예요.특히 마인크래프트를 제일 좋아해서 여러 가지 질문도 생각해서 선생님께 질문하였습니다. 어른들은 게임을 좋아한다고 하면 좋지 않은 생각을 하는데 조기성 선생님은 게임의 좋은 점과 유익한 부분을 많이 알려 주셨습니다. 저도 누군가 '게임이 왜 좋니' 하고 물어보면 더 많은 대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배웠습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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