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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대구시 코로나19 극복 위한 급여반납운동 "부정적 시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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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시교육감·단체장들 급여반납운동 적극 참여

노조 "성금 모금 중단하고 마스크나 지급해라"

대구시의회 "급여반납은 우리와 상관없다"

뉴시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1일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앞에 한 의료진이 병원으로 보내진 응원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2020.03.11.lm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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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급여반납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극복 성금 모금과 관련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민을 대변한다고 외치는 대구시의원들도 이 운동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권 시장을 비롯한 시 공직자 197명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급여반납 운동에 동참했다.

권 시장은 오는 4월부터 4개월 동안 자신의 월급 30%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내 놓는다. 시는 이 운동을 통해 50~70만원 상당을 3개월간 반납해 총 3억1000만원 정도를 모금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도 4개월간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 소속 59명의 4급 이상 간부공무원도 직급별로 올해 공무원 처우개선분의 7개월에 해당하는 금액(150만원~210만원)을 반납해 총 1억원 정도의 성금을 모았다.

대구지역 8개 구·군 단체장들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대구시 구청장·군수협의회는 지난 24일 각 기초자치단체장 이달 급여의 50%를 반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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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의료진들이 11일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앞 의료진 응원 메시지 앞에서 잠시 대화하고 있다. 2020.03.11. photoc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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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소속 직원들은 직급에 따라 6급 이상은 5만~20만원, 7급 이하는 자율적으로 성금 모금에 동참하기로 했다. 모금액은 쪽방촌 거주자와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반찬꾸러미를 전달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시는 지난 27일 각 부서에 '5급 이하 공직자를 대상으로 다음달 3일까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을 모금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성금은 자율참여 방식으로 모금된다. 개별 성금액도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대구시 공무원노동조합 단체들은 이 같은 시의 결정을 반대했다.

새공무원노조는 반대 성명을 통해 "마스크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비상근무하는 하위직에게 성금을 요구하는 행위는 성금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성금 모금을 중단하고 마스크나 제대로 지원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1200여명이 노조원으로 가입해 있는 최대 노조 조직인 대구공무원노동조합도 "코로나19와의 사투로 녹초가 된 공무원들이 성금까지 고민해야할 판이다"며 "자율에 입각한 새롭고 적절한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시지부 시청지회는 직급별로 3개월간 급여를 반납하기로 한 대구시 4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도 '과잉 충성'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회는 "자진반납이라는 화려한 겉포장 속에 반강제성을 띤 급여 반납 운동이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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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1일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앞에 한 의료진이 병원으로 보내진 응원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2020.03.11.lm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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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행정포털 내에 있는 '무기명 토론방'에서는 "외벌이에 타임푸어(일에 쫓겨 자유시간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인 하급직은 노동력과 시간으로 충분히 기부하고 있다. 강요 비슷한 분위기는 조장하지 마라"는 의견 등이 올라왔다.

특히 대구시의원들은 이 운동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이에 스스로 민의의 대표라고 자처하는 시의원들이 정작 고통 받는 시민을 위한 자발적인 급여반납 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입으로만 시민을 위한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의원들은 매당 의정활동비 150만원과 의정자료수진연구비 12만원, 보조활동비 30만원, 월정수당 334만여원 등 연간 5800만여원을 받는다.

대구의 한 공무원은 "의원들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최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조속한 대응을 하라고 연일 공무원들을 혹독하게 다그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기부운동에는 전혀 동참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할쯤 해외연수를 강행해 떠난 시의원들이 이런 모금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예상했다"며 "시민을 대변한다고 말만 하고 공무원들을 다그칠 줄만 알지 정작 이런 일에는 나몰라라하는 것이 의원들이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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