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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KDB생명 매각 작업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최근 사모펀드(PEF)의 KDB생명 소유로 인한 과징금 부과 우려를 덜어낸 영향이다. KDB산업은행이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지만 현재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결과에 따라 흥행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산은은 최근 PEF의 KDB생명 소유가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산은은 지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구조조정하면서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인수했다. 당시 6500억원 규모의 PEF를 만들어 KDB생명을 인수하고 유상증자 등을 통해 모두 8500억원 가량 자금을 투입했다.

현재 KDB생명은 특수목적회사(SPC)인 케이디비칸서스밸류유한회사(65.80%)와 케이디비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26.93%)가 소유하고 있다. 케이디비칸서스밸류는 PEF인 케이디비칸서스밸류사모의 100% 자회사이며, 케이디비칸서스밸류사모는 최대주주가 산업은행(68.20%)인 구조다.

금융지주사법에 따르면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금산분리) 원칙으로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PEF는 기업이나 금융사를 최대 10년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인수한 지 10년이 되는 이달 말까지 매각을 완료하지 않으면 지주체제로 전환하거나 과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금융위는 법 해석 결과 KDB생명의 경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산총액이 5000억원을 넘어야 지주사가 돼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할 수 있는데 KDB생명은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산은이 KDB생명에 대한 법률적 리스크 부담을 덜어내면서 매각 작업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은행은 2014부터 2016년까지 3차례에 걸쳐 KDB생명을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했었다.

시장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작업이 진행 중인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결과에 따라 흥행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면서 나머지 사모펀드와 우리금융지주 등이 뛰어들 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산은이 희망하는 가격과 시장 가격의 차이가 여전히 큰 상황이어서 매각 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크게 베팅할 수 있는 금융지주가 아닌 이상 보험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시점이라 인수가를 최대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은이 어떤 포지션을 취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