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4.15 핫!플] 인천공항 前 사장, 황교안의 입, 정의당 前 대표 3각 열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천의 강남' 연수을 치열한 유세전

민주당 정일영, 통합당 민경욱, 정의당 이정미 3파전

조선일보 정치부가 4·15 총선 격전지를 찾아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4·15 핫!플(플레이스)’ 8회는 인천 연수 을(乙)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미래통합당 민경욱, 정의당 이정미 후보가 맞붙는 삼파전이다.
조선일보

정일영 민주당 후보, 민경욱 통합당 후보, 이정미 정의당 후보 /오종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토부 교통정책실장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정일영 후보는 “국토부 30년 경험으로 송도 교통문제를 꼭 해결하겠다”며 “여당 후보에 표를 몰아달라”고 했다. 현역 의원인 민경욱 후보는 “상대 후보들이 ‘막말’을 한다고 지적하는데, 내 말이 아프니 막말 프레임에 가둬 공격하는 것”이라며 “두 번 죽었다 살아난 만큼 더 악착같이 하겠다”고 했다. 정의당 당대표를 지낸 이정미 후보는 “송도국제도시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막말과 부끄러움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며 “송도에 자가를 얻어 살며 지역을 챙긴 유일한 후보는 이정미뿐”이라고 했다.

정일영 “단일화 NO…여당 후보에 표 몰아달라”
조선일보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2교 사거리에서 정일영 민주당 후보가 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일영 후보는 “지역 숙원인 GTX-B노선 조기착공과 광역 버스 확충을 위해서는 국토부 30년 경험이 있는 정일영이 꼭 필요하다”며 “송도를 강남을 뛰어넘는 명품 국제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는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가 내리 4선을 한 대표적인 ‘보수 텃밭’이었다. 송도국제도시와 옥련1동, 동춘1·2동이 연수 을로 분리된 2016년 총선에는 야권 단일화 실패로 민경욱 현 의원이 승리를 거뒀다. 정 후보는 “지난 5년간 송도에 젊은 부부들이 많이 입주하면서 보수색이 옅어졌다. 오히려 이제 진보적인 지역으로 분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일영 후보는 행시 23회 출신으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국장, 항공안전본부장, 교통정책실장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 3년 2개월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공사 내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해 현 정부 대표 공약인 공공부문 정규직화 1호 사례가 됐다.
정치 신인인 정 후보는 각종 도구를 활용한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낮에는 성인 남성 키만 한 대형 패널을 등에 메고 송도 거리를 누빈다. 밤에는 지게에 대형 LED 조명판을 지고 나와 퇴근 인사를 한다. 29일 오후에는 송도 중심 번화가인 송도 2교 사거리에서 자신의 얼굴과 이력이 새겨진 패널을 등에 메고 명함을 돌렸다. 그는 “어디든 가 이름을 알린다. 어제는 패널을 메고 청량산 정상까지 올라 인사를 드렸다”고 했다. 이날 한 50대 여성은 “사진보다 실물이 젊으시네”라고 라고 했다. 지나가는 시민은 “여기도 민주당이 해야죠” “정부 잘하고 있어요” “민경욱을 꼭 막아주세요”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현역인 민경욱 후보에 대해 “정치 선배님”이라면서도 “친박 정치인이며 막말로 구설에 많이 올라 품격있는 정치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후보와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후보는 “‘막말 민경욱 후보는 안된다’고 말씀해주시는 유권자가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있는 여당 후보인 저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말했다.

민경욱 “막말 논란? 대여투쟁 훈장이라 생각”


조선일보

29일 인천 연수구 옥련시장에서 민경욱 통합당 후보가 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통합당 민경욱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막말 논란에 대해 “내 말을 아프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좌파들이 ‘막말’이라는 프레임에 가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옥련시장 입구서 거리인사 중에 만난 민 후보는 조목조목 막말 논란을 반박했다. 그는 “제가 한 말 중 무엇이 막말이었는지 돌아봐 달라. 거기에 욕이 있었느냐 할 수 없는 말이 있었느냐”며 “천렵(川獵·냇물에서 고기잡이 하는 일)질’ ‘3분 골든타임’ ‘피오르 관광하고 싶다’ 이런 말들을 직설적으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민 후보는 “언제나 대상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었다. 이는 야당 대변인이 응당 해야 했던 일”이라며 “(좌파들은) 메시지가 강하면 메신저를 오염시켜왔다. 이 논란은 열심히 싸워온 것에 대한 훈장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민 후보는 KBS 기자 출신으로 9시 뉴스 메인 앵커를 2년10개월간 맡았다.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이후 고향 인천으로 내려와 지난 20대 총선 때 신생 지역구 연수 을의 첫 국회의원이 됐다. 그는 “GTX-B노선 예비타당성 통과, 송도 세브란스병원 정상 추진 등 지난 4년간 뚜렷한 성과를 냈다”며 “앞으로 4년도 민경욱의 추진력으로 GTX-B를 조기착공하고 남부광역급행철도를 연계해 강남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민 후보는 자신의 장점으로 ‘친화력’을 꼽았다. 실제로 이날 옥련시장 앞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인사를 하던 중 30여명이 민 후보에게 다가와 덕담을 건넸다. 한 60대 여성이 마스크를 쓰고 다가와 “배고파서 어떡해. 우리 가게 와서 짬뽕 한 그릇 하고 가라”고 하자, 민 후보는 “○○루 사장님이시죠?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민 후보는 “컷오프(공천 배제)를 두 번이나 당했다가 살아 돌아온 게 약이 됐다”며 “이전에는 인사도 안 받아주던 젊은 유권자들이 이제는 먼저 다가와 ‘그런 컷오프는 아니지 않느냐’며 먼저 격려해주신다”고 했다. 이날 그가 만난 주민들도 “예수님도 한번 부활했는데 자네는 두 번 했으니 더 대단해” “돌아가서 보수를 재건해달라” “황교안 대표를 잘 모셔라”고 말했다.

이정미 “유일한 자가 보유자…지역 일꾼 뽑아달라”

조선일보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해돋이공원에서 이정미 정의당 후보가 지지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오종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의당 대표를 지낸 이정미 후보는 “송도에 직접 집을 얻고 햇수로 3년째 주민들 사이에서 뛰어왔다”며 “거대 양당 사이에서 정말 ‘우리 지역의 일꾼은 이정미’라는 소리 듣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송도는 앞으로 엄청난 성장을 해야 하는 국제도시인데 이곳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막말과 부끄러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정미 후보는 인천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송도에는 2016년 말 둥지를 틀었다. 송도 3동에 있는 3억원대 아파트 가격의 절반을 은행 대출로 충당해 사들였다고 한다. 철새 논란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다. 당대표 활동을 하면서도 명절 지역인사는 물론 송도 지역 인터넷 카페에도 수시로 의정보고 활동을 올려 이름을 알렸다. 이 후보는 “송도, 연수, 옥련 위해 3년간 지역에서 열심히 뛰었다”며 “계속 이곳을 위해 일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송도의 대표 공원인 해돋이공원에 나와 유권자들을 만났다. 노란 바람막이, 노란 마스크, 황토색 운동화 등 정의당 상징색인 노란색으로 ‘깔 맞춤’한 차림이었다. 그는 악수 대신 유권자들에게 손 소독제를 짜주며 “(코로나로) 답답해서 나오셨죠. 이정미예요. 꼭 다시 일하게 해주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당 대표 출신이라 인지도가 높은 이 후보를 먼저 알아보고 셀카를 요청하는 시민도 많았다. 30여분간 공원을 도는 도중, 10여명이 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나온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한 30대 남성은 “이번엔 꼭 바꿔야죠.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이 후보에게 먼저 다가와 “아줌마 알아요”라며 손 소독제를 짜달라는 아이들도 있었다. 공원서 만난 주민들은 “민경욱이 될까 봐 걱정이 크다” “단일화 어떻게 되는 거예요”라고 묻기도 했다.

이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민주당과) 단일화를 요구하는 분들이 많은 걸 알고 있다”며 “시민의 힘으로, 이정미로 단일화해 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장형태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