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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현장]KT 구현모호(號) 출범 주총장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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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30일 오전 9시 26분 구현모 신임 대표 선임

KT 새노조 주총장 앞 시위..과거보다 누그러져

구현모 “경제 불안하나 KT에는 기회 요인 더 크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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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대표이사 후보(사장)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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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부터 주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현장 직원들이 주주총회 현장에 입장하는 주주들에게 발열검사를 실시하는 모습이다. KT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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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30일 오전 9시 26분, 구현모 대표이사 후보자가 주주총회에서 KT의 신임대표이사로 선임됐습니다. 지난해 12월 27일 이사회가 후보자로 선임한 뒤 3개월여 만이죠.

이날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는 코코라19 확산에도 수십 명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습니다.

경영의 연속성, 황창규 회장이 주총 의장으로

드디어 주총이 시작되고 사회자가 주총 의장을 소개할 때 좀 놀랐습니다. 황창규 현 대표이사(CEO)가 의장으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죠.

KT주총에서 새로운 CEO가 선임된 2009년(이석채 전 회장 선임)과 2014년 KT 주총(황창규 회장 선임)의 의장은 현 CEO가 아닌 다른 사내이사였습니다. 전임 CEO가 검찰 수사 등으로 사실상 공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KT에도 경영의 연속성이 보장될 수 있을까요. 황 회장은 “지난 6년 동안 이사진과 경영진, 6만 KT그룹 전 직원들은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사회 ICT 발전에 기여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공정한 평가로 차기 CEO 후보를 선정했다. 성장 기반을 이제 이사회가 추천한 차기 CEO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관심과 애정을 차기 CEO에도 지속적으로 보여달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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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가 열린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시위를 한 KT전국민주동지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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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새노조, 과거보다 누그러져.. 주주들은 ‘주가 부양’ 요구

황 회장의 개회 선언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날 주총은 과거와 세 가지 모습이 달랐습니다. 현 CEO가 주총 의장을 맡은 건 말씀 드렸고, KT새노조의 시위가 과거보다 누그러진 점, 주주들의 요구가 오로지 ‘주가 부양’에 맞춰져 있다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KT민주동지회 등은 주총장 앞에서 ‘KT 신임 CEO 구현모는 황창규 적폐경영과의 단절을 선언하라’고 시위를 했지만 거세지는 않았습니다. 주총장 안에서도 주주 한 분(KT 새노조 측으로 보이는)이 구현모 후보자가 후원금 쪼개기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된 일을 언급하며 “황창규 회장은 물론 누구도 KT에 올 때 범죄 혐의를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KT에 와서 온갖 불법 경영을 자행했다”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고성은 과거보다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주주 중에서는 “항상 CEO 선임 때마다 잡음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구 후보자가 KT에서 중요한 일을 많이 한 사람 같다. 코로나로 경제 위기가 심각한데 내부를 잘 아는 대표이사여서 적정한 듯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다만,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지 않은 만큼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할 순 없겠죠. 주총에서 통과된 ‘경영계약서’에는 ‘대표이사가 회사에 재산상의 손해를 입히고 그로 인해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사임을 권고할 수 있고 따라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국민기업 KT의 주총장은 언제까지 고성이 오가야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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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이 확인절차를 거쳐 현장에 입장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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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CEO로 선임된 구현모 신임대표에게 더 무거운 일은 회사의 가치를 올리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대부분의 주주가 ‘주가 부양’을 외쳤죠.

주주 박원성 씨는 “작년 실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재밌는 것은 작년 경쟁사들도 마찬가지인데 통신이 과점 시장인데, 과점 구조를 잘 활용못했다. 경쟁적으로 돈 쓰면서 가입자 모집 그만 해라. 삼성전자만 좋을 일 해요. 올해부터는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주주 박정수 씨는 “금융자산의 절반 정도를 KT로 보유했는데 경제적, 심적으로 힘들다”면서 “주가가 2만 원도 안 된다. 신임 CEO와 이사진들은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주가를 올릴 방법을 찾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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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대표이사 후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임 구현모 대표이사가 주총장에서 취임 소감을 발표하는 모습이다.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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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경제 불안하나 KT에는 기회 요인 더 크다”

주주들의 목소리를 구현모 신임 대표이사는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그는 “취임하기도 전부터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듣는 대표이사는 제가 처음인 듯하다”면서도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국내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줄 디지털 혁신을 언급했죠. 구현모 대표는 “경제가 불안하지만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5G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혁신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수년간 쌓아온 디지털 혁신을 통해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고, 개인 삶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통신과 그룹 사업에 대해서도 “핵심 사업역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 중심으로 전환한다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그룹 측면에서도 금융, 유통, 보안 및 광고 등 성장성 높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그룹의 지속 성장과 기업 가치 향상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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