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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소상공인 직접대출 병목현상으로 몸살앓는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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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4등급 이하 소상공인에게 보증서 없이 1000만원을 빌려주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직접대출 창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출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기자 사이에서 고성과 폭언이 오가는가 하면 창구 직원 머리채를 잡는 등 폭력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폭력 행위가 이어지자 급기야는 경찰력 지원을 요청하는 등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30일부터 지역센터를 통한 직접대출 수요 가운데 일부를 온라인 신청을 통해 접수하기 시작했다. 지난 27일부터 인터넷 예약 접수를 실시하고 온라인 예약을 마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우선 대출을 집행하기 시작했다. 27일 예약한 소상공인은 30일, 30일 예약한 소상공인은 31일 대출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일일 예약제 운영에 들어갔다.

소상공인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를 줄이고, 집행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정부가 신용등급 4~10등급 소상공인에게 1.5% 고정금리로 1000만원 한도의 직접대출을 개시한 직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센터 창구에서는 각종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대출 상담을 위해 지역센터 사무실 바깥이나 사무실 내부에서 긴 시간을 대기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는가 하면, 대출 서류 미비 등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직원에게 욕설, 폭언을 하거나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각종 분쟁이 이어지자 부산 지역에서는 부산시가 부산지방경찰청에 요청해 센터마다 경찰관을 상주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민원인 사이의 분쟁을 줄이기 위해 주기적으로 순찰을 실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온라인 예약 접수를 처음 실시한 이날도 창구에서는 마찬가지 사례가 이어졌다. 온라인으로 신청을 하지 못한 고령의 소상공인은 아침부터 지역센터 앞에서 장시간을 대기해야 했고, 정오가 채 되기도 전에 각 센터는 접수를 마감했다.

점심 식사 이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소진공 서부지역센터를 찾은 한 소상공인은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사장들이나 먼저 알아 신청하고 찾아오지, 인터넷이 어려운 나 같은 사람은 신청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직원에게 수차례 항의 끝에 발길을 돌렸다. 소진공 관계자는 “센터 상황에 따라 온라인 신청과 현장 신청 물량을 배분해 접수하고 있지만, 민원인의 항의가 끊이질 않는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다음달 1일부터 출생년도에 따른 홀짝제 시행과 기업은행을 통한 신용등급 1~3등급 대상 대출이 시행되면 이런 문제는 얼마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 관계자는 "1일부터 무인발급기 도입부터 나우버스킹의 스마트 서비스 도입 등으로 창구 분산 효과가 이뤄지는 만큼 병목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족한 인력과 예상보다 많은 소상공인 대출 수요는 풀어야 할 과제다.

시중은행은 이차보전 대출에 총 3조5000억원, 기업은행은 5조8000억원을 한도로 배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 4등급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소상공인진흥공단 대출 한도는 2조7000억원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당초 추경으로 편성된 대출 한도 2조70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소상공인이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많은 소상공인이 대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전국 60여개 지원센터 뿐만 아니라 지역본부에서도 접수 업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30일부터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 직접 대출 가운데 신청 일부를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30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부지역센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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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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