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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교수가 노트북 들고 학생을 찾아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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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위치한 영진전문대 서원경 부사관계열 교수는 지난 27일 경남 사천까지 차를 몰고 갔다. 그의 차에는 신입생 김도현 씨에게 전해줄 노트북이 실려 있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재택수업이 시작됐지만 컴퓨터를 확보하지 못한 김 씨에게 직접 노트북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서 교수는 김 씨에게 노트북을 전해주며 비록 강의실 수업은 아니지만 재택수업이라도 열심히 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다시 광양과 순천으로 차를 몰아 또 다른 노트북을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전자신문

서원경 교수가 제자인 김도현 씨를 만나 노트북을 전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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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전문대 교수들이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노트북 배달부를 자처하고 나섰다. 교수들이 발 벗고 나선 이유는 재택수업이 시작됐지만 집안 사정으로 컴퓨터를 마련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학은 이들이 사용할 노트북 확보에 나섰다. 외부 컴퓨터 대여업체를 물색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기업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시중엔 대여 노트북이 거의 동난 상태였다. 결국 교내에서 활용 중인 노트북 70여대를 확보했다. 재택수업과 학습에 필요한 프로그램도 노트북에 새로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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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원 교수가 제자들 만나 노트북을 전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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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노트북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방법이 없었다. 택배로 보낼 경우 파손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결국 교수들이 해당 학과 학생들에게 직접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학 학과별 교수와 본부 보직 교수 등 10여명은 지난 27일부터 칠곡, 구미, 성주, 경산, 청도, 밀양 등 대구 인근은 물론, 광양과 순천 등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차를 몰았다. 대학은 노트북과 함께 학생들이 사용할 마스크 2장과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자는 편지도 전했다.

전라남도 광양에서 노트북을 전달받은 조민석 씨(신재생에너지전기계열 1년)는 “교수님이 직접 찾아와 노트북을 주실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면서 “온라인 수업을 위해 PC방을 가야할 지 고민했었는데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정석재 학생복지취업처장은 “비대면 수업이라도 강의 품질을 높이고, 교육서비스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진전문대는 다음달 11일까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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