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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fn사설] 기업 체감경기 패닉, 알바 일자리부터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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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미문의 팬데믹(전염병 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되면서 기업들 의욕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각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조치에 글로벌 시장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수출과 내수는 꽉 막혔고, 기업들 체감 경기전망은 패닉 상태가 되고 있다. 기업과 경제 숨통을 터줄 특단의 조치가 시급해졌다.

각종 경기전망 지표에서 기업들의 고통이 전해진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600대 기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59.3을 기록했다. 세계 금융위기였던 2009년 1월 이후 최악이다. 특히 전망치 하강 속도가 유례없다. 2008년 금융위기 때 5개월에 걸쳐 46.3포인트 하락했지만, 이번엔 두달 만에 32.7포인트가 빠졌다. 중소기업도 최악 국면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3월 경기전망조사(SBHI)를 한 결과를 보면 전월 대비 17.9포인트 급락, 역대 최저였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2008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해외 시장이 언제 정상화될지 가늠조차 안된다는 불안감이 기업 체감경기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4월 말까지 연장했다. 일본계 노무라증권은 4월 중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감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고 보고, 이럴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은 -12.1%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행히 이달 급속한 감염 확산이 없다 해도 예상된 성장률 전망치가 -6.7%다. 앞서 제시한 1.4∼0.2%보다 대폭 후퇴한 수치다.

기업들은 폐업·도산 공포에 떨고 이 유탄은 또 고스란히 취약층 몫이 되고 있다. 국내 최대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인 알바몬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아르바이트 공고수는 1월 중순 대비 30% 가까이 증발했다. 임시직·비정규직 젊은이들이 주로 참여하는 알바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벼랑끝 기업들을 살려내지 못하면 경제 생태계도 함께 무너진다.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기업을 옥죄는 낡은 규제를 뜯어고쳐 지금의 난국을 돌파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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