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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경기침체, 금융위기때보다 심각" 대기업 전망 11년만에 최악 [코로나19 실적쇼크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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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600대 기업 BSI 조사
4월 전망치 25.1P 급락한 59.3
자동차·출판·여행업 특히 어두워
사태 언제 끝날지 몰라 더 불안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30일 오후 서울 사직로 경복궁 인근의 한 한복 대여점에 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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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발 대기업들의 실적 공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당장 대기업들의 4월 경기전망이 월별 기준 11년 만에 최악으로 떨어지는 등 실물경제 시장은 현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나쁘게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 경제주체들의 불안감 확산과 실물경기 침체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4월 전망치는 59.3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52.0) 이후 135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의 3월 전망치(84.4)보다도 25.1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다. BSI 전망치가 100 미만이면 향후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4월 전망치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라고 전했다. 외환위기 초반이던 1998년 1월에는 한경연의 BSI 전망치가 전달보다 28.0포인트나 떨어졌다. 부문별로는 내수(64.3), 수출(69.3), 투자(74.8), 자금(77.0), 고용(79.0), 채산성(68.8) 등 재고(95.5)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기준선을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4.2)의 불안감이 가장 컸고 출판·기록물(46.2), 여행·오락서비스(50.0), 의류·신발 제조(50.0), 도·소매(52.2), 육상·항공 등 운송업(52.4) 등도 전망치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한경연 관계자는 "기업들은 이동제약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전 세계 국가들의 조업차질로 공급 충격이 겹치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며 "금융위기 당시 5개월간(2008년 9~2009년 1월) 하락폭이 46.3포인트였던 반면 이번 경제위기에는 불과 두 달 만에 32.7포인트가 하락하는 등 하강 속도도 빨라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훨씬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경제위기가 전염병이라는 비경제적 원인 탓에 종식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한경연 측은 "향후 체감경기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외환위기는 외화유동성 부족에 따른 국내 경제체제의 문제이고, 금융위기는 미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위기 전이가 원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국내와 세계의 위기가 결합된 복합위기라는 점에서 전문가들도 경제적 파급력을 쉽사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한경연의 3월 BSI 실적치도 65.5로 13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적치는 해당 월의 실제 투자, 생산, 판매, 고용 등의 상황을 반영한 지표다. 부문별로는 내수(71.5), 수출(76.5), 투자(77.3), 자금(81.0), 재고(96.5), 고용(81.3), 채산성(76.0)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전례 없는 경제위기로 기업들은 실적악화에 이어 자금시장 위축에 따른 신용경색을 겪는 등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 공급과 피해업종에 대한 적극적 지원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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