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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집 살 사람 어디 없나요?" 강남3구 실거래가 2억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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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시장 본격 침체
매수자 실종에 급매물 급증
은마 76㎡ 호가 2억 떨어져
추가하락 우려 신중 매수를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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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코로나19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자 그 여파가 3월 들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울 내 대장주 단지들의 실거래가는 최대 2억원 가까이 급락했다. 잔뜩 얼어붙은 매도자는 최근 실거래가보다 약 2억원 낮게 매물을 내놓고 있다.

■시장 경색되자 실거래가 '내리막길'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전 고점을 찍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고가 아파트 단지들의 실거래가가 3월부터 하락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5㎡는 지난해 12월 11일 19억4000만원(5층)에서 3월 7일 18억5300만원으로 손바뀜해 실거래가가 8700만원 떨어졌다.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5㎡도 지난해 12월 7일 실거래가 19억8000만원(14층)을 기록했다가 올 2월 27일에는 18억1000만원(11층)에 거래돼 1억7000만원 하락했다.

강남구 도곡동 대장주인 '도곡렉슬' 전용 85㎡도 지난 8일 23억9000만원(9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11일 실거래가인 24억9000만원(3층)에서 1억원 떨어진 가격이다.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반포자이'의 실거래가도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했을 때 1억4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12일 26억4000만원(27층)에 거래된 반포자이 전용 85㎡는 지난 12일 25억원(28층)으로 손바뀜했다.

반포동의 한 중개사는 "코로나19나 금리인하 등 지금처럼 변수가 많은 시기에 집주인들은 가격을 내리는 데 훨씬 호의적"이라며 "지금도 정부 정책과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겹쳐 가격을 낮춰 파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수자 없나요?"…호가 2억원 ↓

호가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강남3구를 포함한 서울 구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떨어지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주 17억5000만원(1층)에 급매물이 나왔다. 이는 3월 10일 19억5000만원(2층)에 거래된 매물보다 2억원 낮은 호가다.

지난 20일 14억1000만원(2층)에 거래된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3단지' 전용 99㎡도 호가가 1억1000만원 떨어진 13억원(1층)에 매물이 나와 있다.

최근 부자간 매매거래로 추정되는 '잠실 리센츠' 전용 85㎡가 시세 대비 3억~4억원 낮은 16억원에 거래되자 잠실엘스와 트리지움의 호가도 일제히 16억원을 향해 떨어지고 있다. 잠실엘스 전용 85㎡는 호가가 최근 16억5000만원(9층)에서 16억8000만원(16층)까지 형성돼 있다. 이는 최근 실거래가 대비 1억7300만~2억300만원 낮은 시세다. 트리지움 전용 85㎡도 16억5000만원(18층)에 매물이 나와 있다.

서울 아파트 호가 하락세는 매수우위지수에서도 볼 수 있다. KB부동산 리브온 주간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3월 말 기준 81.1로, 강남은 73.1로 떨어졌다. 지수가 100 미만인 만큼 현재 서울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급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춰서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엎친 데 덮친 격…추가 하락 우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보수적 시각으로 시장에 접근할 것을 권유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각종 부양정책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과 수용성 등의 가격 상승률이 확연하게 둔화하는 게 체감된다"며 "아직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추락하지는 않았지만 생산과 고용, 소비, 투자 모두 얼어붙고 있어 향후 가격이 조정될 여지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그러면서 "매수자 입장에서는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거래위축, 관망, 경기둔화 등 불확실성이 더 높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강력한 정부 규제에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추가된 건데 장기적으로 가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확실성 증대로 거래가 정체되면 호가가 추가적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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