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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北, 미국에 "우리 건드리지 말라, 건드리면 다친다"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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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북한은 자신들을 건드리지 말라며 "건드리면 다친다"고 위협했다.

3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신임대미협상국장은 담화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미국은 때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건드리면 다친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같은 원색적인 표현을 쓰면서 미국을 비난한 이유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5일(현지 시각)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화상회의 이후 미 국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G7과 모든 국가는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도록 요구하는 데 있어 단합을 유지해야 한다"며 "북한의 불법적 핵·탄도 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행사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신임 국장은 담화에서 "지난 25일 폼페오는 전 인류의 생명을 엄중히 위협하는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전파 방지를 논의하는 7개국 외무상 화상 회의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생뚱같이 대조선 제재 압박을 고취했다"며 담화를 발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신임 국장은 "한 쪽에서는 대통령이 신형 코로나비루스 방역 문제와 관련하여 '진정에 넘친 지원구상'을 담은 친서를 우리 지도부에 보내오며 긴밀한 의사소통을 간청하는 반면 국무장관이라는자는 세계의 면전에서 자기 대통령이 좋은 협력관계를 맺자고 하는 나라를 향해 악담을 퍼부으면서 대통령의 의사를 깔아 뭉개고 있으니 대체 미국의 진짜 집권자가 누구인지 헛갈릴 정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폼페오의 망발을 통하여 내가 다시금 명백히 확인한 점이 있다"며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 관계가 아무리 훌륭하고 굳건하다고 해도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변화시킬수 없으며 미국이 그처럼 제창하는 대화 재개도 결국은 우리가 가는 길을 멈춰 세워보려는 유인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역 협력 제안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신임 국장은 "수뇌들사이의 친분 관계와 거짓 대화 간판을 내들어 국제사회에는 미국이 '대화파'로 비쳐지게 하고 우리는 헛된 미련을 품고 아무것도 못하게 잡아두자는 것이 미국의 외교수장이라는자가 기껏 고안해낸 창안품"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자기에게 유리한 시간과 환경을 벌기 위해 유인책으로 꺼내든 대화 간판은 국무장관의 망발로 하여 심히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친서 이후 폼페이오 장관의 압박 발언이 나오면서 미국의 이른바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지만,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전인 22일 친서를 접수했을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는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당시 담화를 발표한 김여정 당 중앙위위원회 제1부부장은 "다행히도 두 수뇌분들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두 나라 사이의 대립 관계처럼 그리 멀지 않으며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조미 사이의 관계와 그 발전은 두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친분 관계를 놓고 서뿔리(섣불리) 평가해서는 안되며 그에 따라 전망하고 기대해서는 더욱 안된다"며 미국의 친서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또 "우리는 여전히 지금 이 순간도 미국이 열정적으로 '제공'해주는 악착한 환경속에서 스스로 발전하고 스스로 자기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밝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코로나 19를 계기로 한 방역 협력이 아닌 제재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24일 재일본 조선인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친서 외교에 대해 '사적인 감정'이라며 "미국이 조선(북한)의 안전을 위협하고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처를 한 조건에서만 조미 사이의 대화가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혀 김 부부장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 조선의 최고령도자(김정은)와의 친분관계는 더없이 귀중한 정치자산일 수 있다"면서도 "조선 국무위원장(김정은)은 국가를 대표하고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시는 분"이라며 "사적인 감정은 국사를 논하는 바탕으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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