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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코로나에 발목 잡힌 대중음악... 전국 200여개 공연 연기·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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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뮤지션들 “다음 활동 불투명”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음악 공연이 잇달아 연기 또는 취소되면서 규모가 작은 중소 레이블이 받는 타격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44개 중소 레이블과 유통사를 회원으로 둔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1일부터 3월11일까지 열기로 했던 행사 중 61개가 연기 또는 취소돼 손해액이 36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적으로 인디 뮤지션이 많이 활동하는 홍대 인근 소규모 공연장들에서 열릴 공연도 2월1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82개가 연기·취소돼 약 8억원 손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대중음악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전국적으로 200여개 공연이 연기·취소된 것으로 추산된다.

협회가 공개한 업체 손해액은 전체 티켓 중 80가 판매됐다고 가정한 뒤 관람 인원에 티켓 가격을 곱해 나온 값이다. 즉, 해당 공연들이 예정대로 열렸다면 벌어들였을 티켓 수익이다. 여기에 공연장 대관과 무대장비 업체 등에 지불한 각종 계약금, 환불 수수료 등 직접적 손해 금액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

협회가 지난달 31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 업체는 “최근 6개월 월평균 매출은 9000만원이었으나 2월 매출은 700만원이다. 회사가 존폐 갈림길에 서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업체의 1∼2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총 7억2000여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중소 레이블들은 운영 규모가 작고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다보니 공연이 한번 취소·연기되면 대형 기획사보다 체감하는 타격이 훨씬 크고, 손해액을 메꾸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디 뮤지션들은 공연을 통해 앨범 제작비를 마련하기 때문에 한번 공연이 취소되면 다음 활동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신종길 음악레이블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코로나19가 지금처럼 확산하면 5월 이후 잡힌 공연도 계속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며 “온라인 콘서트 등 다른 형태로 공연할 수 있도록 정부에 공연장 대관 지원 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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