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시즌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라흐마니노프 실제 이야기 무대로
마음의 상처 다루는 섬세한 연출
고풍스러운 클래식 선율로 따뜻함 담아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창작뮤지컬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다. ‘빈센트 반 고흐’ ‘살리에르’ 등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창작뮤지컬로 만들어온 공연제작사 HJ컬쳐가 2016년 초연한 작품으로 이번이 네 번째 시즌 공연이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의 한 장면(사진=HJ컬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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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슬럼프에 빠졌던 라흐마니노프가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를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작곡을 시작하기까지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라흐마니노프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단의 혹독한 비판에 좌절한 나머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그런 라흐마니노프 앞에 홀연 나타난 니콜라이 달 박사는 “원하지 않으면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같은 공간에 머물기 시작한다.
무대는 두 사람의 거리감을 잘 보여준다. 피아노가 놓여 있는 오른쪽은 라흐마니노프, 온갖 서류와 종이들이 벽과 바닥에 놓여 있는 왼쪽은 니콜라이 달 박사의 공간으로 표현된다. 이들 가운데 놓인 경사진 무대는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두 사람의 심리적 거리와도 같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벽을 두고 있던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섬세한 연출로 펼쳐진다.
심리적인 아픔을 다룬 작품이기에 공연 분위기는 무척 잔잔하다. 특히 라흐마니노프가 마음의 상처를 드러내는 장면들은 사이코드라마를 보는 듯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그러나 그 무거움을 견뎌냈을 때 찾아오는 희망과 위로가 ‘라흐마니노프’에 있다. 극 후반 무대 뒤편을 가로지르는 한 줄기 빛에서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피아노와 현악 4중주가 들려주는 고풍스러운 클래식 선율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더욱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넘버로 사용한 점도 인상적이다. 이번 시즌 피아노 연주는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악대학 석사과정을 졸업한 피아니스트 김기경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한국 쇼팽 콩쿠르 1위 등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김여랑이 번갈아 맡는다.
“당신은 이미 사랑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한 마디 말이 라흐마니노프의 마음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진다. 이번 시즌에도 ‘라흐마니노프’가 전하는 위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새로운 시즌을 맞아 배우들도 모두 새롭게 캐스팅했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역은 박규원·이해준·정욱진, 니콜라이 달 역은 유성재·정민·임병근이 맡는다. 공연은 오는 6월 7일까지.
뮤지컬 ‘라흐마니노프’의 한 장면(사진=HJ컬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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