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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과학을읽다]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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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무려 42년 만에 에볼라 백신이 개발됐습니다. [사진=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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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구촌은 비상에 걸렸습니다. '백신'이라도 개발되면 팬데믹 사태가 조금이라도 진정될 수 있을까요?


아직까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언제쯤 백신이 개발될 수 있을까요?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는 최소 12~18개월이 지나야 백신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1년 정도 지나면 백신이 개발될 수 있는 것일까요?


백신 개발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3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백신은 아직도 개발되지 않고 있습니다. 1976년에 아프리카 자이르 북부의 에볼라 강에서 처음 발견돼 에볼라 바이러스로 명명된 에볼라 바이러스의 백신은 지난해 개발됐습니다.


무려 42년이 지나서야 개발된 것입니다. 10년이 넘은 사스의 백신도 아직인데, 지난해 말부터 창궐하기 시작한 코로나19의 백신이 고작 2년 여 만에 개발된다는 과학자들의 말은 믿을 수 있는 것일까요?


백신을 개발하기까지는 막대한 비용과 노력, 시간이 필요합니다. 독감 바이러스 백신의 경우 달걀에 바이러스를 집어넣어 배양해서 만드는 과정을 거칩니다. 달걀에서 바이러스를 48시간 정도 키운 후 바이러스를 채취해서 약품으로 불활성화 시켜서 만든다고 합니다. 이 방식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백신은 '사백신', '불활성화 백신'이라 하고, 반면 바이러스를 약화 시키기만 해서 만드는 백신은 '생백신', '약독화 백신'이라고 합니다. 바이러스마다 특성이 달라 생백신이 맞는지, 사백신이 맞는지도 미리 판단해야 합니다.


또 달걀에서 배양되지 않으면 다른 동물이나 균류 등의 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해야 합니다. 배양된 바이러스를 시험체에 바로 주입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만들어서 주입하는 절차를 또 거쳐야 합니다. 게다가 어떤 단백질을 만들어야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검증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체에 직접 접종하기 위한 안전성 검증도 아주 까다롭습니다. 생산 과정에서 엄격한 무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임상실험을 반복해서 백신이 일정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런 임상실험의 경우 생쥐나 소형 동물을 시작으로 침팬지까지 10년 정도가 걸리기도 합니다.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 시작됩니다. 이 때문에 엄청난 비용과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임상실험은 대부분 초대형 제약사들이 떠맡게 됩니다. 만약, 이들 제약사가 외면한다면 백신 개발 시점은 무기한 연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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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의 매사추세츠 주 노우드 임상개발ㆍ제조시설 전경. 모더나는 자사 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을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 보내 임상 1상 실험을 거치기로 했다고 지난달 발표했습니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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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보통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해 임상에 적용하는데 10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그 기간 동안 투입되는 비용은 조 단위를 넘어서 경제 논리가 개입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다국적 초대형 제약사들이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라마다 시판 허가 과정이 다른 점도 복병입니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각국의 사정에 따라 시판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말이지요. 게다가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견될 경우에는 책임 여부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백신 개발부터 유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습니다.


질병의 유행이 끝나고 난 뒤에야 백신이 개발되곤 하는 것도 이런 제반 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임상시험용 백신을 맞는 사람이 처음 나왔다고 하는데, 이는 그 만큼 사정이 다급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규정상 동물을 대상으로 한 선행 실험이 원칙임에도 그 과정을 생략했기 때문이지요.


백신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앞선 미국의 경우처럼 임상시험용 백신을 동물시험을 거치지 않고, 위급한 사람에게 바로 맞히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인류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오랜 기간 구축해온 규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결국 질병을 이길 수 있는 힘은 과학자들의 노력과 자본가의 투자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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