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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워싱턴도 외출 금지령...어기면 벌금 6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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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수도권, 워싱턴DC 메릴랜드 버지니아 한꺼번에 외출금지령

고의로 위반할 경우 최대 징역 1년 혹은 벌금 610만원

집 주변 산책은 가능. 날씨 너무 좋아 공원에 사람 몰리는 게 문제

조선일보

30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앞엔 관광객이나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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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권인 워싱턴DC와 버지니아·메릴랜드주(州)가 30일(현지시각) 외출 금지령(stay-at-home)을 한꺼번에 발동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장보기를 위해 나가거나, 병원과 식료품점 등 필수 업종 종사자가 아니면 아예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한 것이다. 세 지역의 코로나 확진자 수의 합이 총 2840명에, 사망자가 51명에 달하면서 외출 금지란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세 지역의 인구는 1420만명에 달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를 고의로 위반할 경우 워싱턴DC는 최대 징역 90일과 벌금 5000달러(610만원), 메릴랜드는 징역 1년 혹은 벌금 5000달러, 버지니아는 징역 1년 혹은 벌금 2500달러(310만원)를 물게 된다. 쓸데없이 나가서 돌아다니다간 감옥에 가거나 벌금 폭탄을 맞을 것이란 얘기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건 요청이 아니라 지시”라고 말했다. 다만 혼자 혹은 함께 사는 가족과 공원 등에서 하는 산책은 허용된다.

이번 조치로 안그래도 돌아다니는 사람조차 없는 워싱턴DC는 완전히 멈춰 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2시, 평소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백악관 앞엔 거의 사람이 없었다. 경비를 하는 경찰관들이 지루한지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을 정도였다. 간혹 산책을 나온 시민들만 앞을 지나갔다. 오히려 관광객이 붐비지 않는 틈을 이용해 백악관은 담장 공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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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각) 오후 워싱턴 미 의회 앞 도로. 텅비어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었다./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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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인근 ‘내셔널 프레스 센터’도 텅 빈 건물이 됐다. 이 건물은 전 세계에서 몰려온 언론사들의 워싱턴 사무소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날 낮엔 불이 켜져 있는 사무실이 거의 없었고, 문 닫힌 사무실 앞에는 신문과 배달된 생수통들이 쌓여 있기도 했다. 평소 이 건물 앞 도로변에 주차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지만 이날은 원하는 곳 아무 곳에나 주차할 수 있었다.

미 의회 앞도 마찬가지였다. 대낮인데도 주차되거나 지나가는 차가 거의 없었다. 차가 없자 방송사들의 경우 의회 앞 대로(大路) 가운데 카메라를 올려놓고 자유롭게 촬영을 하고 방송 리포트를 했다. 평소 같으면 차가 많아 길 가운데서 촬영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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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각) 오후 워싱턴을 가로지르는 공원인 '내셔널 몰'.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도 날씨가 좋아 산책 나온 시민들이 상당히 몰렸다./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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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노력의 가장 큰 적은 ‘화창한 날씨’였다. 이날 워싱턴의 최고 기온은 23도까지 올라갔고 화창한 하늘은 가장 산책하기 좋은 상황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이날 워싱턴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공원인 ‘내셔널 몰’에는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사회적 거리(2m)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신호등이나 교차로에선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서 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도 있었다.

내셔널몰을 순찰하던 한 경찰관은 “아직 산책을 나온 시민들을 막으라는 지시는 내려오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리면 뭔가 조치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워싱턴DC는 포토맥 강변을 따라 조성된 인공호수 ‘타이들 베이슨’ 등 벚꽃 명소 주변은 관광객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차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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