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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진에어, 신규 취항 가능해진다… 정부, 제재 해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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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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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19개월 간 신규 취항이 금지됐던 진에어가 정부 제재에서 벗어났다. 사외이사 비율을 과반 이상으로 높이는 등 진에어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인정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7일 법률·경영·회계·항공교통 등 외부 전문 민간위원 7인 등으로 구성된 면허자문위원회를 열고 진에어에 대한 정부 제재를 해제키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진에어는 2018년 8월부터 국토부로부터 신규 운수권 불허, 신규 항공기 등록 제한, 부정기편 운항허가 불가 등 경영확대 금지 제재를 받고 있었다.


이 제재는 당시 진에어 부사장이었던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2018년 4월 조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을 뿌리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논란이 확대되면서 미국 국적자인 조 전무가 2010~2016년 6년 간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사실까지 밝혀졌다. 현행법은 외국인이 임원으로 등기된 경우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부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만큼 불법적으로 재직한 것이다. 이를 어길 경우 사업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당시 "면허 취소로 달성 가능한 사회적 이익보다 면허 취소로 인한 근로자 고용불안정, 예약객 불편, 소액주주 및 관련 업계 피해 등 사회경제적으로 초래될 수 있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며 면허 취소 대신 진에어가 스스로 제출한 자구계획이 충분히 이행될 때까지 신규 노선 취항을 금지하는 등의 경영확대 금지 제재를 발표했다.


당시 국토부는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재 배제, 사외이사 권한 강화, 내부신고제 도입, 사내고충처리시스템 보완 등을 경영 정상화의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후 진에어는 지난해 9월 항공법령 위반 재발 방지와 경영문화 개선 이행 내용 등 17개 항목을 망라한 최종보고서를 국토부에 제출하고 제재 해제를 공식 요청했다. 이에 국토부는 면허자문위원회를 꾸려 제재 해제 여부 검토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면허자문위원회는 "경영문화 개선에 일부 진전은 있느나 사외이사 확대 등 이사회의 객관적·독립적 운영 등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에어는 국토부와의 협의를 통해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진에 대한 견제 역할을 강화한 지배구조 개선책을 마련했다. 이번 개선안은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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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국토교통부의 진에어 면허취소 여부를 결정짓기 위한 청문회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에어직원연합 관계자들이 집회를 열고 진에어 면허취소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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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을 통해 확정된 개선안은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을 4분의 1 이상에서 2분의 1 이상으로 정관에 명문화했다. 진에어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1명씩이 각각 추가돼 총 사내이상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꾸려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진칼 임원이 맡고 있던 기타비상무이사가 폐지돼 한진칼의 영향력이 상당 부분 제외됐다.


뿐만 아니라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사외이사 중 1명이 의장직을 수행토록 했다. 이사회 의정을 이사회에서 정하도록 선임 방법도 명확히 했다. 이사회 내에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하고 안전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이사회 내 위원회 개편·신설안도 함께 의결됐다.


이와 함께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명시하는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준법진원인을 선임해 법무실 인력을 확대하고 준법지원인에 독자적 감사기능을 부여해 그룹감사를 배제하는 등 준법경영 강화 조치도 병행됐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약속한 경영문화 개선계획을 마련한 만큼 제재 해제 필요성이 있다"는 면허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재 해제를 결정하게 됐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약속한 경영문화 개선조치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 진에어가 이러한 취지대로 운영되어 신뢰받는 항공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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