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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n번방' 운영자 담당판사 오덕식, 결국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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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텔레그램 '박사방' 조주빈의 공범이자 또 다른 'n번 방'의 운영자 '태평양' 이모 군의 형사재판을 맡은 오덕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결국 교체됐다.

서울중앙지법은 30일 "형사 20단독(부장판사 오덕식)이 해당 사건을 처리하는 것에 현저하게 곤란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이 사건을 형사 20단독의 대리부인 형사 22단독(판사 박현숙)에 재배당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오 부장판사가 직접 사유를 기재해 서면으로 사건 재배당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제14조 4호)에 따르면 담당 판사가 배당된 사건을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서면을 제출하면 법원장의 위임을 받은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사건을 재배당할 수 있다.

오 부장판사는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한 오 판사를 n번 방 재판에서 제외해달라'는 국민청원이 40만 명을 넘어서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n번 방 담당판사 오덕식을 판사 자리에 반대, 자격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수많은 성범죄자들에게 어이없는 판단으로 벌금형과 집행유예 정도의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주었던 과거가 밝혀져 국민들이 더 크게 비판했던 판사"라며 "26만 명의 범죄자를 잡아도 법이 그들을 봐주면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n번방재판_오덕식_배재해'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여성단체 등은 오 부장판사의 성범죄 사건 판결 이력들을 언급하며 n번방 사건을 다른 재판부에 맡겨달라고 요구했다. 민중당 당원 등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오덕식 판사를 교체하라"고 외치며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논란은 오 부장판사가 '태평양' 이모 군의 사건을 심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미성년자인 이 군은 박사방 운영진으로 활동하면서 또 회원수 1만 여명에 달하는 '태평양 원정대'라는 별도의 성착취 방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러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에게 관대한 판결을 내린 오 부장판사가 이 군 사건에서도 비슷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오 부장판사는 여러 성범죄 사건을 심리하며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한 판결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 부장판사는 고 구하라 씨를 불법 촬영하고 폭행·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최종범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며 불법 촬영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오 부장판사는 무죄 이유로 △구 씨가 먼저 최 씨에게 연락해 사귀게 됐고 △구 씨의 제안으로 최 씨가 구 씨의 집에서 함께 거주한 점 등을 들면서 판결문에 구 씨와 최 씨의 성관계 횟수를 적기도 했다.

오 부장판사는 또 고 장자연 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 씨에 대해서도 "공소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오 부장판사의 재판부에 배당됐던 이 군 사건은 추가 혐의를 포착한 검찰의 요청에 따라 다음달 20일로 첫 공판이 미뤄진 상태다.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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