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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민감한 건 네가, 유리한 건 내가…정치권 '이기주의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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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군공항 이전, 광주시는 적극 전남도는 미온

전남에 의대 유치 놓고 동·서부 모두 "내가하겠다"

뉴스1

이용섭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송하진 전북지사(우범기 전북도 정무부지사 대리참석)가 지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2층 컨퍼런스홀에서 호남권 미래발전을 위한 핵심과제에 대해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채택, 발표했다.2020.3.3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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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뉴스1) 박진규 기자 = 4·15총선을 앞두고 광주·전남 핵심 과제들이 공약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후보마다 지역 이기주의에 내몰려 불리한 공약은 떠넘기고 표에 도움이 되는 공약은 서로 하겠다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광주 군공항 이전과 전남지역 의과대학 유치 등 굵직한 현안사업들이 표류하고 있어 정치권의 지혜가 아쉬운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지난 23일 발간한 정책공약집을 통해 중앙 정책공약과 함께 전국 17개 시·도별 핵심공약을 발표했다.

광주에서는 Δ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 Δ군 공항 이전 사업 차질 없이 추진 Δ'광주정신' 헌법 전문 수록 추진 Δ'광주형 일자리'로 노사상생도시 실현 Δ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기간 연장 등이 5대 공약으로 선정됐다.

전남은 Δ2022년까지 한전공대 개교·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 Δe-모빌리티 신산업 생태계 조성 Δ차세대 드론산업 클러스터 조성 Δ도내 의과대학 설립 추진 Δ지역특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실현 등 농산물 가격안정 추진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들 공약 대부분이 광주시와 전남도가 중점 추진하는 사업들로 집권 여당으로서의 차별화된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욱이 광주 군공항 이전과 전남지역 의과대학 유치 등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총선에서 매번 언급되고 있으나 진척은 전혀 없는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송하진 전북도지사도 지난 25일 호남권 미래발전을 위한 핵심과제에 대해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날 광주시와 전남도의 각각의 보도자료를 보면 양 자치단체 간 시각차가 극명했다.

광주시는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여러차례 언급하며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반면, 전남도는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호남 구축' 사업을 강조할 뿐, 군공항 이전문제는 새로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며 맨 마지막 문장에 간략히 언급했을 뿐이다.

뉴스1

29일 오전 전남 순천시 조례동 소병철선거캠프에서 전남 10개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들과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민주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2020.3.29 /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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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민주당은 전남지역 의과대학 유치를 놓고서도 내분에 휩싸였다.

전남 목포시와 순천시가 의대 유치를 놓고 해묵은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총선 후보들도 저마다 자기 지역구 유치를 강조해 논쟁이 가열됐다.

지난 29일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갑 후보 선거사무소에서는 이낙연 중앙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남 동남권 후보 공동정책 이행협약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전남 동남권 의과대학 설립과 권역응급의료센터 기능 보강·확대를 포함한 5개항의 공동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이 자리에는 민주당 전남지역 후보가 모두 함께 참석하면서 목포지역구의 김원이 후보가 타 후보들의 공격을 받았다.

정의당은 즉각 성명서를 통해 "전남 동남권 의과대학 설립 추진위 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목포선거구 김원이 후보는 목포시민께 정중히 사과하라"며 "목포대 의과대학은 목포시민의 30년 숙원사업이다. 김원이 후보는 의과대학 설립을 둘러싸고 한때 목포와 순천이 경쟁관계였던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민생당 전남도당도 "전남 서남권 주민들의 30년 염원인 목포대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유치를 중앙당에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며 "이들은 순천과 치열하게 경쟁을 해 온 의과대학 유치에 재를 뿌리고 순천의 손을 들어준 격"이라고 비판했다.

급기야 민주당 전남도당은 "민주당과 전남도당은 전남 동부권에 의대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바 없다"며 "동부권 의대설립 유치는 동부권 후보 4인의 정책협약에 포함된 내용일 뿐, 동부권과 서부권 후보들은 각자 의대유치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원이 민주당 후보도 "동부권 의대유치를 중앙당과 협의해 발표했다는 것은 민주당 동부권 후보들의 공약일 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제 본선거 후보공보물에도 목포대 의대 유치 공약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소병철 후보는 다음날 다시 "전남 동남권 의대 설립 문제를 임기 내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민주당 내에서도 의대 유치를 놓고 협의가 안 돼 같은 당 후보들간 싸우는 모습이 연출됐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광주전남 정치권이 선거철만 되면 저마다 지역현안을 공약으로 내걸고 해결하겠다고 큰소리 치지만, 선거가 끝나면 기억에서 지워버린다"면서 "지역 정치인들이 긴 안목을 갖고 지역발전과 상생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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