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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박윤영·표현명 끌어안은 구현모 KT 체제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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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영 KT 사장 겸 사내이사, 그룹 B2B 사업 전담
표현명 전 사장, 친정 떠난지 5년만에 사외이사로 복귀


구현모 KT 대표 체제의 가장 큰 특이점은 지난해 구 대표와 함께 최고경영자(CEO) 선임 레이스를 펼쳤던 경쟁자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기존 ‘회장’ 중심의 1인 체제를 뛰어넘고, KT 맨들의 중용으로 이사회가 보다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출범한 구현모 KT 체제에서 11명의 이사 중 7명이 교체됐다. 이 중 박윤영 사내이사(사장)와 표현명 사외이사는 구현모 사장과 CEO 자리를 두고 싸운 인물들이다. 일반적으로 회사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한 인물들을 자신의 체제에 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조선비즈

(왼쪽부터)박윤영 KT 사장과 표현명 KT 신임 사외이사. /조선DB



물론 이사회에서 이들을 추천한 만큼 구현모 대표도 자신의 의지를 떠나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분석도 있다. KT는 안정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한 최고경영진간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배구조 독립성과 안정성을 높여 경영 연속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은 구현모 대표와 함께 복수 사장 체제를 갖췄다. 미래사업개발단장, 글로벌사업부문장 등을 거친 그는 앞으로 글로벌 사업을 포함한 기업사업부문장을 맡으며 5G(5세대) 이동통신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이석채 전 KT 회장을 대신해 KT 회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던 표현명 전 롯데렌탈 사장은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그가 과거 KT 주요 임원이었던 점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없다는 게 국민연금의 반대 이유였다.

특히 표 전 사장은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요직을 거친 인물이다. 황창규 회장 체제에서 회사를 떠나 롯데렌탈 대표를 지냈다. 박 사장은 황 전 회장이 KT 차기 CEO 선정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독자적 색깔을 내려는 구 대표와 견제와 균형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KT 안팎에서는 구 대표와 함께 표 전 사장, 박 사장 모두 과거 이해관계를 떠나 KT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회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업계 일각에선 우려도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업계의 경쟁이 과거 통신사들끼리의 경쟁을 넘어 ICT 업계 전반으로 확대됐다"며 "이럴 때일수록 권한을 최대한 집중시킨 경영이 필요한데 자칫 리더십이 분산되고 서로 견제가 심해지면 회사 경영에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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