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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코로나19 격리로 폭력가정 공포↑…"佛 신고건수 32%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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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약사에 '암호'로 위험 알릴 수 있도록"

그린란드 "아이들 보호 위해 술 판매 금지"

미국에서도 2주간 신고 두배로 증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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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의 이동을 제한하고 강제적인 자가격리를 시행하고 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바이러스만큼 두려운 폭력에 시달리는 이들도 늘어났다. 바로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이다. 프랑스에서는 가정폭력 신고건수가 30%까지 늘어났다.

30일(현지시간) 마리자 페이치노비치 부리치 유럽 정상회의 사무총장은 독일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서 여성과 아이들을 상대로 한 가정폭력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페이치노비치 부리치 사무총장은 "가정폭력 신고 전화가 평시에 비해 4분의 1로 줄어든 국가도 있다. 하지만 도움을 청하는 문자메시지는 유럽 전역에서 급증했다"고 말했다. 사무총장은 "가해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피해자는 (전화)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7일 전국 이동금지령을 내린 이후 프랑스 내 가정 폭력 신고 건수가 전년 대비 32%가량 늘었다고 발표했다. 파리에서만 36%가 증가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내무장관은 "가정 폭력에 직면한 이들을 돕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취하겠다"며 "약국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가해자와 동행했을 경우를 대비해 약사에 자신의 위험을 알릴 수 있는 암호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린란드 정부는 가정 폭력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이동금지 기간 동안 술 판매를 금지했다. 킴 키엘센 그린란드 총리는 28일 성명을 발표하고 "현 상황에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수많은 조처를 취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번 대책의 핵심은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들은 안전한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란드 보건당국은 "불행하게도 최근 몇 주 동안 가정 폭력이 증가했다"면서 "부모의 지나친 음주는 가정 내 아이들을 위험에 노출시킨다"고 말했다. 이번 술 판매 금지 조치는 내달 15일까지 유지된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여성인권단체인 'DC 세이프'는 "지난 2주 동안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담당자는 "압도적이다"며 "응답이 가능한 내선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시작하며 가정에서 폭력 사건이 증가하는 추세다. 신고통화량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24일에는 미국 상원 의원 20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가정 폭력 피해자와 자녀의 보호를 위해 관련 코로나19 사태 동안 관련 기관에 (피해자들이) 융통성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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