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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투자 적기지만’… ELS “들어가?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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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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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 이자를 뛰어넘는 투자처로 주목받으며 국민 재테크상품으로 떠올랐던 주가연계증권(ELS)을 바라보는 투자자가 두 부류로 나뉜다. 주가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원금 손실을 극도로 경계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지수가 떨어진 지금을 투자 적기로 삼는 투자자도 있다.

◆ 공격적 판매 나선 증권사

ELS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소 얼어 붙었다는 정황은 최근 발행이 취소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18일 하나금융투자의 ELS 10685호를 시작으로 NH투자증권 19325회, 한국투자증권 ELS 13116회 등이 모집액을 채우지 못해 발행을 취소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주 8개 ELS의 발행을 백지화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의 공격적인 판매는 계속되고 있다. 변동성이 커 헤지운용으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에 높은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대 연 수익률 13.2%의 ELS 상품 청약을 30일 마감한 후 곧바로 31일 연 11.1%의 수익을 추구하는 ELS 판매를 시작했다. 기초자산으로 삼은 미국(S&P500), 유럽(유로스톡스50), 홍콩(HSCEI) 지수가 기준가 55%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약속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KB증권도 연 8%와 7%의 수익률을 내건 ELS를 31일 마감했다. 이 같은 수익률은 증권가에서도 "파격적"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대개 일반적인 ELS 수익률을 4~6%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각 증권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해외 증권사에 담보로 지불하는 증거금(달러)이 커져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전례 없는 한국은행의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으로 한숨은 돌렸지만 단기자금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마진콜에 대한 부담이 이미 큰 상황에서 여기서 추가로 ELS를 발행하면 회사 자체의 신뢰 추락으로 다른 상품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ELS 자체 헤지(위험회피)를 줄이며 상품 운용과 고객 권유를 자제하고 있다.

◆높은 금리에 '헉'… 조건 꼼꼼히 따져야

주요국 지수가 폭락한 현 장세를 투자 적기로 보는 낙관론을 가진 투자자도 있다. 지수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다는 것. 사회초년생 정기훈(29) 씨는 "저점이 낮아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폭락한 상황에서 55% 이상 떨어지리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개별 주식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것 처럼 수익률을 따져보고 ELS 상품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일보다 3.35%(85.18포인트) 오른 2626.65에 마감했다. 연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2월 19일(3386.15)보다 22.43% 떨어진 것이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2765.62에 거래를 끝내며 연 고점(3822.98) 대비 27.66% 하락했다. 유로스톡스50(30조4401억원)과 S&P500(29조4442억원) 지수와 연계된 ELS는 지난해 하반기 발행 물량에서 1·2위를 차지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수가 폭락했을 때 ELS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금리가 높음에도 녹인(원금손실구간)이 낮다는 구조적 이점이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지수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높은 수익률에 혹하지 말고 신중하게 가격 수준을 살피라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LS는 기초자산 가격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며 "기초자산의 현재 가격과 향후 전망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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