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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사회적 거리두기 '한 달', 위태로운 경제…생활방역 전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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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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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동작구(구청장 이창우)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따라 서울 신대방동 도림천에서 현장안내 요원들을 배치하고 주민들에게 벚꽃 나들이 자제와 보행시 2미터 거리두기 등을 계도하고 있다. (사진=동작구 제공) 2020.03.30.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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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국민적 피로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개인부터 기업까지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고용, 소비, 생산, 투자가 모두 얼어붙는 등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적 효과와 더불어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 시점을 언제로 잡을지 고민이 커졌다.

◆개인도 기업도 "이대론 안돼" 속속 현장 복귀=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한 달여 만인 31일 전국 곳곳에서 일상으로의 복귀 움직임이 포착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주말 교통량은 2월4주 294만2000대에서 3월1주 317만6000대, 2주 342만1000대, 3주 367만7000대, 4주 368만대로 늘어나는 추세다. 예년에 비해 10~15% 줄어든 양이지만 점차 예년 교통량에 근접하고 있다.

거듭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계도 속속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27일 현대기아차그룹이 본사 직원의 재택근무를 종료한 데 이어 SK텔테콤, 포스코건설 등도 속속 현장으로 복귀한다.

기업들이 속속 재택근무를 종료하는 것은 더 이상 경영 활동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서다.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3.5% 감소했다. 구제역 영향을 받은 2011년 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소매판매 부문도 6.0% 줄었다.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연관된 산업의 피해가 심각하다. 숙박업은 전월대비 23.6%, 음식점업은 15.9%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 시행된 3월 경기동향은 더 심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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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영환 기자 = 소상공인들이 25일 오전 대구 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에서 정책자금 확인서발급 및 상담 등을 위한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2020.03.25.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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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지난 25일부터 1000만원의 코로나19 긴급경영자금을 받으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몰리면서 '밀접접촉'을 감수한 채 대기해야 하는 형편이다. 대출 대란이 발생하자 정부는 마스크 대란 때처럼 홀짝제와 서류간소화, 온라인 예약 등의 보완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고용 문제도 부각되기 시작했다. 2월 숙박·음식점 종사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만3000명 감소했다. 실업급여 신청자도 15% 늘었다. 마찬가지로 3월 통계에선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생활방역체계 전환 고심=상황이 이렇자 정부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같은 방역 관점에서의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내달 5일로 예정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를 앞두고 감염병 예방수칙을 습관화하는 '생활방역체제'로의 전환을 계획 중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실행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해 일상에서 생활습관처럼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관습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생활방역의 목표"라며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시행 시기에 관해선 "구체적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시점인) 4월9일이라고 말하기엔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며 "중대본에서 논의가 마무리되면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활방역체제로의 전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수도권이 이탈리아 밀라노나 미국 뉴욕처럼 폭발적인 환자 급증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출구전략 없는 고강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기대에 어긋날 경우 국민적 피로감을 가중 시킬 수 있다"며 "팬데믹 시대에 어느 누구도 감염의 예외가 될 수 없는만큼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와 경제활동의 균형점을 사례별 지침으로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시스템 붕괴보다는 이같은 불편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긍정적"이라며 "낮에는 일과 방역에서 긴장감을 갖고 퇴근 이후나 주말에는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는 방식으로 승화시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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