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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금리 긴급 인하했던 지난 16일 금통위에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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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 위험이 커지고 있다"

"금리인하가 만병통치약 아니지만...일단 악순환 막아라"

한은, 임시금통위 의사록 공개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이 실물경제를 침체시키는 악순환이 유발되고 있다.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가 이동 제한을 완화해 소비·투자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지만, 경기 급락의 악순환부터 완충해야 한다.”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긴급 인하했던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들은 이런 우려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0년도 제6차 금통위원회 의사록에는 금통위원들이 보는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심각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금통위원은 “(금리를 동결했던) 지난 2월 금통위 회의 이후 국내외 경제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고 전제하면서 금리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이 위원은 “코로나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에 변동성이 증폭됐다”면서 “향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이 금융시스템의 안정까지 저해되는 극단적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기준금리를 0%대의 사상 최저수준으로 내리게 된다면 가계와 기업의 차입비용 경감을 통해 성장, 물가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부양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조선일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금통위원들이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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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위원도 “전 세계적인 이동 제한이 지속되는 한, 글로벌 경기급락을 통해 수출수요 감소가 야기되고 경제 주체들의 심리위축을 통해 금융시장 전반이 동요할 수 있다. 이는 다시 내수를 위축시켜 실물경제를 침체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한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거시적·총수요 충격으로 확대돼 이미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던 인플레이션이 더욱 낮아져 디플레이션 위험을 고조시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물론 금리인하가 경제주체의 이동 제한을 완화해 소비나 투자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위기에 직면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금융시장 불안 확산을 제어함으로써 경기 급락의 악순환을 완충시키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초저금리가 주택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같은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는 빠지지 않았다. 또 소규모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이고 선별적인 유동성 지원 확대가 현 시점에서는 더 유효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임지원 위원의 경우 금리인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전통적인 통화정책 여력을 급격히 소진하기보다는 상황을 보면서 정책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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