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숭실대 교수
T커머스와의 경쟁 또한 심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PC 등으로 소비자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매체가 다양화됐다. 더불어 넷플릭스, 유튜브 등 비실시간 콘텐츠가 인기를 얻게 됨에 따라 실시간 방송 중심의 TV 시청률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라이프스타일이 개인화되고 다양화를 중시하는 편인데, TV를 시청하면서 채널 전환 시 ‘우연히’ 접근해 소품종을 다량으로 구매하게 되는 TV홈쇼핑의 유통채널은 아무래도 불리하다.
이와 같은 문제를 식품을 유통하는 시장으로 한정해서 살펴보면 TV홈쇼핑의 불리함은 더욱 심각해진다. 과거 홈쇼핑은 복잡한 식품의 유통경로를 단순화해 다단계 유통에서 가져가던 유통업자들의 이익을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배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다소 문제도 있었지만, MD(상품기획자)들이 꼼꼼하게 수행하는 식품에 대한 검수는 소비자들에게 큰 신뢰를 주었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식품 소비 패턴도 한번에 많은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닌, 여러 번 적은 식품을 구매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신선식품은 아직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선택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가정간편식의 경우 새벽배송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이는 TV홈쇼핑이 지속적은 유통경쟁력을 영위하는 데 매우 불리하다.
이와 함께 최근 TV홈쇼핑 소비자 행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식품을 주로 소비하는 TV홈쇼핑의 소비자들은 관련 홈쇼핑에서 합리적인 식품 정보를 얻고 싸게 사는 것에 만족하는 한편, 식품 외에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을 취급했으면 하는 바람이 높았다. 또한, 1년 전보다 TV홈쇼핑 소비를 줄인 이유를 물었을 때 역시 다양한 상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TV홈쇼핑을 선호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취급하는 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처럼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TV홈쇼핑 사업자들을 위해서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는 홈쇼핑 사업자들에 대한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급변하고 있는 유통환경에서 각종 규제를 통해 TV홈쇼핑 사업자들의 발전 가능성을 묶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둘째, TV홈쇼핑 사업자들의 취급·편성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특히, 후발 TV홈쇼핑 사업자들에게 여러 가지 형태의 편성규제가 존재하는데, 시장의 경쟁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이를 완화해주고 소비자들의 다양성 추구에 대한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특히, TV홈쇼핑이 전문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제품 소개를 중심으로 거대한 광고판 역할을 수행하고 실제 구매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보다 자유롭게 다양한 상품을 구성해 소비자에게 다가가게 해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와 함께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중소기업 상품과 식품 시장 유통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생각들을 모아야 할 것이다.
김용희 숭실대 교수 jms9@ajunews.com
정명섭 jms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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