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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임시 금통위 50bp 빅컷 이유는…'악순환 고리 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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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16일 금통위 의사록 공개…25bp 인하 소수의견 근거는 "정책여력·외환시장 영향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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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임시 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했다.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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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50bp(1bp=0.01%포인트) 인하 배경에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금통위원들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

한국은행은 31일 지난 16일 열린 임시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했다. 한은은 지난 16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임시 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75%로 50bp 낮췄다.

금통위원 대부분은 2월 금통위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 단위로 퍼지면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고 진단하며 기준금리 50bp 인하를 주장했다.

A금통위원은 "코로나19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에 변동성이 증폭됐다"며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간에 악순환적 연계가 상호작용하면서 향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금융시스템의 안정까지 저해되는 극단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B금통위원은 "전세계적인 이동제한이 지속되는 한 그에 따른 공급측면의 부정적 충격은 불가피하며, 글로벌 경기급락을 통해 수출수요 감소를 야기하고 있다"며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을 통해 금융시장 전반을 동요시키고, 이는 다시 내수를 위축시킴으로써 실물경제를 침체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C금통위원은 "코로나19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존 전망보다 크고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활동 위축이 생산자본과 노동력의 영구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D금통위원은 "올해 성장과 물가 경로의 대폭 하락에 대비하고, 단기적으로는 모든 경제주체의 유동성 위험 상승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며 "과감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금통위원 역시 "실물경제에 대한 하방리스크에 대응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기 위해 비교적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현재 여건에서 중요한 금융안정 책무는 금융시장의 안정"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50bp 인하를 주장한 금통위원 대부분은 큰 폭의 금리인하로 발생할 수 있는 주택시장 불안, 외국인 자본유출 등 문제에 대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 조세정책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25bp 인하 소수의견을 낸 임지원 금통위원은 '정책여력'과 '외환시장 영향'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 금통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 금리인하로 비기축통화국에서의 정책 신축성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크고 신용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고조된다면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 통화정책의 여력을 급격히 소진하기보다는 대내외 금융·경제 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정책 완화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효하한 구체적 논의는 없어…"필요한 조치 적극 검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75%로 내렸지만, 임시 금통위에서 실효하한에 대한 토론은 없었다. 실효하한은 자본유출 가능성이나 통화정책 효과 등을 감안해 내릴 수 있는 기준금리 하한선을 말한다.

금통위원 대부분이 신중함보다는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는 점에서 정책여력에 대해서도 아직 여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인화와 더불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방안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했고, 또 다른 금통위원은 "위기국면에서의 통화정책은 탄력적으로 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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