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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고3보다 재수생이 더 유리?…"개학은 6주·수능은 2주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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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기록 줄어들 수 있어…내신 영향력 커질 듯

수시 이월인원 증가 가능성…지원 전형 조기 결정

뉴스1

31일 경기도 수원시내 한 고등학교에 설치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알림판에 숫자가 2주 연기되기 전인 233일을 표시하고 있다. 2020.3.3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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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교 개학이 6주가량 미뤄지고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도입되면서 올해 대학입시에서는 고3 재학생이 졸업생보다 크게 불리할 것이라고 입시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교육부가 31일 발표한 신학기 개학 일정에 따르면 고등학교는 4월9일 3학년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한다. 고교 1~2학년은 4월16일 개학이다. 학교에 등교해서 수업을 받는 게 아니라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

개학이 6주가량 연기되면서 대입 일정도 전체적으로 2주 정도 뒤로 미뤄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11월19일에서 12월3일로 연기됐다. 1993년 수능시험이 시행된 이후 12월 개학은 처음 있는 일이다.

수시모집에 반영하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 마감일도 8월31일에서 9월16일로 16일 미뤄졌다. 개학이 미뤄지고 여름방학이 짧아지면서 학생부를 작성하고 점검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장 요구를 반영했다. 수시모집 원서접수도 16일 미뤄져 9월23일부터 시작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변경된 일정대로라면 전형일정이나 평가에서 큰 무리는 없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학교와 수험생이 처한 여건에 따라 격차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수능에서는 가뜩이나 재학생이 졸업생에 비해 불리했는데 올해는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3은 현재 담임교사도 못 만난 상태에서 대학입시전략 수립도 못한 상태"라며 "학습 결손이 6주 이상 발생했는데 수능은 2주만 연기돼 물리적으로 수능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졸업생에 비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에서 재학생이 더 불리할 것이라는 얘기다.

개학 연기는 대입 수시모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시모집 학생부 마감일이 16일 연기됐다고 해도 수업일수 자체가 13일가량 줄었다. 수업도 온라인으로 한다. 출석수업을 언제 할 수 있을지 현재로썬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학생부 기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학교에서 활동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장 수업이 뒤로 미뤄지면서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을 기록할 근거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의 특이사항을 대학이 충분히 인지하고 평가한다고 해도 고3 재학생들의 1학기 학생부 기록 내용이 다른 해에 비해 소략할 개연성이 크다"라며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내신 성적의 위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시모집에서 뽑지 못해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설정된 수시 전형의 경우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해 탈락하는 재학생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학사에 따르면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수시전형에서 모집인원의 약 35%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는 특히 수시에 집중할지 정시에 집중할지 지원할 전형을 조기에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성호 대표 역시 "현재 자신의 내신 상태를 점검하고 남은 기간에 내신을 통한 수시, 수능을 통한 정시에 올인할지 여부를 조기에 판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영덕 대성학원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학생부는 2학년 때까지의 기록이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2학년 때까지의 학생부 교과성적과 비교과,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수시 지원전략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만기 소장은 "정규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수시모집 학생부 위주 전형을 준비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다"라며 "특히 2학년까지의 내신이나 학생부 기록사항이 충분하지 않은 재학생은 수능 준비에 집중해 정시에 대비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여름방학을 활용해 준비하는 자기소개서나 논술 준비, 수능 준비 시작 시점도 앞당길 필요가 있다. 개학이 6주가량 연기되면서 올해는 중간·기말고사가 늦춰지고 여름방학도 2주 정도로 짧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임성호 대표는 "수능을 통한 정시파 학생들은 여름방학 때부터 본격 시작하는 수능 준비시작 시점을 4월로 크게 앞당겨 놓은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내신 관리를 잘해 온 학생들은 비교과 활동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 개학 전 미리 계획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덕 소장은 "올해는 여름방학이 짧아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자기소개서 초안을 작성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라며 "논술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여름방학 때 논술고사 준비를 주로 하는데 지금부터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 논술고사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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