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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BSI 11P↓ ···얼어붙은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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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경기 11년來 최악

서울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11년 만에 최악으로 얼어붙었다. 기업 규모와 업종을 불문하고 2개월 연속 추락한 업황 인식은 한 달 만에 역대 최대 낙폭을 경신하며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나빠졌다. 코로나19 확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4월 경기전망도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에 따르면 전(全) 산업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 내린 54로 나타났다. 낙폭은 역대 가장 컸으며 지수는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인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3월 들어 코로나19 충격이 가시화해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11포인트가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메르스가 유행한 2015년 6월과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에도 각각 9포인트 하락했던 것에 비하면 체감경기가 더 악화한 셈이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제조업과 비제조업 등 업종을 구분하지 않고 나타났다. 제조업 업황지수는 56으로 2009년 3월(5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반도체 설비와 운송장비 설비 수주가 감소한 탓이다. 부품 수급이 어려워진 완성차 산업 업황지수는 무려 15포인트 폭락한 41을 기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을 막론하고 제조기업의 매출과 채산성, 자금사정지수는 모두 전월 대비 7~12포인트 낮아졌다.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 업황지수도 11포인트 하락한 53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종 공연과 문화행사·운동경기 등이 취소되면서 예술·스포츠·여가업종지수는 25까지 추락하며 전 업종을 통틀어 가장 큰 하락을 보였다. 외출 자제 등 여행 수요 감소로 숙박업은 업황지수 수준이 11까지 떨어졌다. 전 업종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4월 경기 전망도 금융위기 당시만큼 어둡다는 점이다. 전 산업 업황전망지수는 16포인트 급락한 53으로 2009년 2월(53) 이후 가장 낮았다. 기업인들이 응답한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내수 부진과 수출 어려움의 순이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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