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4 (금)

80대 이상 치명률 중국 넘어서 “요양병원 감염 예방 집중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보름 전 9.3%서 18.6%로 높아져

중국 고령자 치명률 15%보다 높아

요양병원 이용 많은 의료 특성 탓

“수도권도 집단감염 위험 대비를”

18.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80대 이상 환자의 치명률(31일 0시 기준)이다. 치명률은 사망자 수를 확진자 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한 값이다. 이 수치가 중국을 넘어섰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80대 이상 환자 442명 중 82명이 사망했다. 5명 중 1명 꼴로 숨진 것이다. 전체 치명률(1.7%)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높다. 0.1% 수준인 30·40대와는 비교도 안 된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이 발표한 공동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80대 이상 치명률은 15% 수준이다. 한국이 중국보다 3%포인트 이상 높다. 문제는 80대 이상 환자의 치명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름 전 이 연령대 치명률은 9.3%(16일 0시)였다. 지금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25일에는 13%를 넘어선 뒤 27일 15.2%로 올랐다. 코로나19가 고령층의 건강에 큰 위협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중앙일보

코로나19 확진자 연령별 분포. 그래픽=신재민 기자


국내 의료 시스템은 세계적 수준이고, 전 국민에 건강보험이 보장된다. 그런데도 80대 이상에서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뭘까. 일단 80대 이상 코로나 환자 비율이 중국보다 높다. 또 요양병원 등에 치매 환자, 만성 질환자 등이 다수 입원한 것도 집단감염과 사망 위험을 키웠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 집단 감염시 80대가 많고, 진단이 늦게 되는 편이라 치명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령자의 치명률을 낮추려면 요양병원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까진 대구·경북에서 (환자가) 많이 나왔지만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도 요양병원이 많이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도 31일 브리핑에서 “연령이 많을수록 기저질환 유병률도 높아지고 전반적인 면역 수준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에선 폐렴이 2018년 기준 사망 순위 3위까지 올라왔다”며 “80대가 높은 치명률을 보이는 건 신체적 조건, 기저질환 유병률, 면역력의 급속한 저하 등의 이유가 있다”고 했다.

고령 인구가 많은 이탈리아의 치명률도 11.4%(31일 기준)로 높다. 이탈리아 확진자 수는 10만명을 넘어섰다.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22.6%(2018년)로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고령 국가다. 김우주 교수는 이탈리아의 치명률이 높은 원인을 ▶환자 조기 감지 실패 ▶진단 시스템 미비 ▶의료 시스템 부족 ▶다수의 고령 인구 등 4가지로 분석했다.

한편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25명(31일 0시 기준) 발생했다. 누적 환자 수는 9786명, 사망자는 162명이다. 격리해제된 환자는 하룻동안 180명 늘어 5408명이 됐다. 이번주 들어 해외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는 53명으로 증가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