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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국제유가 끝없는 추락...정유업계 '공장 돌릴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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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유가가 어제 18년 만에 사상 최저수준으로 추락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코로나19 위기 속에 또다시 큰 충격을 받게 됐습니다.

정제 과정을 거쳐 만든 휘발윳값이 원래 매입한 원유 가격보다 오히려 더 낮은 기현상이 빚어져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를 보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이광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가 불과 20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2002년 2월 이후 18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거의 석 달 만에 값이 3분의 1토막으로 쪼그라든 셈입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고 이동이 줄어들면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원유 수요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원유 공급을 더 늘리는 '치킨 게임'을 벌여 유가의 바닥이 어디일지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지네트 케셀라노 / 미국 자동차서비스협회 대변인 :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두 나라의 가격 전쟁도 원유와 휘발유 가격 하락 추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휘발유 제품은 대개 40∼50일 전 중동에서 들여온 원유를 복잡한 정제 과정을 거쳐 가공한 것입니다.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 휘발유 제품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기 때문에 과거 높은 가격을 치른 원윳값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원유를 정제해 각종 석유제품을 제조해서 얻는 수익을 말하는 '정제 마진'이 최근에는 연일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정제 마진이 배럴당 4달러 이상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기 때문에 정유업체로서는 팔면 팔수록 손실을 떠안게 됐습니다.

[이달석 /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수요가 급격히 사라지는 상황에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아주 축소되고 그에 따라서 정유사들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개 업체가 1분기에 모두 2조 원이 넘는 유례 없는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옵니다.

게다가 국제유가 폭락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최소한 상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백영찬 / KB증권 기업분석2팀장 : 2분기에는 대규모 재고평가 손실은 없겠지만 정제마진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2분기까지 실적 개선은 매우 제한적이고요.]

정유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낮추거나 임원 급여반납과 비용 절감 등 초비상 경영을 통해 난관을 헤쳐나가려 하고 있지만 아직 어둠의 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YTN 이광엽[kyup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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