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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줌인] '역사상 가장 극적인 1분기' 살아남은 자산은…"투자자들의 피난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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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금, 달러 ‘1분기 승자’
원유는 최악의 분기 성적
2분기 변동성은 전보다는 적을 것

올 1분기(1~3월)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 시장이 혼돈에 빠지면서 역사상 가장 극적인 분기 중 한 시즌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 안전 자산인 미 국채와 금, 달러, 독일 국채(분트), 스위스 프랑, 일본 엔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피난처’로 주목 받았다.

2분기(4~6월)에도 우한 코로나 여파가 계속되며 금융 시장에 "나쁜 소식의 눈보라가 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급락장을 지나면서 장기 투자자들이 점진적으로 돌아오고 있어 전보다는 변동성이 크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 등은 1분기 금융 시장에서 살아남은 자산들의 수익률을 전하며 이 같이 보도했다.

미 국채, 금, 달러 ‘1분기 승자’

블룸버그가 25개 주요 자산을 집계한 결과, 미 국채와 금, 달러가 1분기 5~10% 수익률을 기록했고 독일 국채와 스위스 프랑이 5% 이하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미 금융 시장은 지난 몇주간 유동성 우려로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진정세로 돌아섰다. 금값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달러화 역시 1985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유럽은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각국이 공동 채무를 지는 ‘코로나 채권’ 발행까지 검토하는 등 독일 국채 가격도 올랐다. 블룸버그는 "이 자산들이 여전히 최고라는 것은 다른 모든 곳에서 혼란의 정도를 말해 준다"고 전했다.

현재 S&P500 지수 옵션의 예상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변동성 지수(VIX)는 60대까지 오르는 등 미국 증시는 2008년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럽 주식의 변동성도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 원유는 최악의 분기 성적

이 가운데 올 들어 시장에서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약 70% 폭락하며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한 코로나로 전 세계 원유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원유 전쟁이 극심해지며 가격 인하와 증산 등으로 원유 가격은 역사상 최악의 분기에 직면해 있다.

원유에 이어 신흥 시장 주식과 유럽 주식, 상품, 세계 주식은 모두 1분기에 -20%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2분기 역시 우한 코로나 여파로 인한 ‘나쁜 뉴스’가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결정적인 시험대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앞으로 몇주, 몇달 안에 발표되는 전반적인 경제 통계가 더 나빠질 것을 알고 있지만, 문제는 이 수준이 예상보다 얼마나 더 나쁠지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지난주 처음으로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30만명에 근접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당일 미 증시는 소폭 반등했다. 그 전에 이미 기록적인 속도로 폭락했던 부분을 만회한 것이다.

마켓워치는 "전염병 특성상 생명의 문제와 직결되고 역사적이면서도 단기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야기한다는 측면에서 금융 시장에도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잭 판들 거시 전문가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몇주는 경제와 공중 보건에 관한 나쁜 소식의 눈보라가 일 것"이라면서 "우리는 시장이 그러한 배경에 대해 부정적인 위험을 평가할 수 있을 지 의심스럽고, 새로운 위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 2분기 변동성은 전보다는 적을 것

다만 일부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은 시장이 변동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급락 후 반등세를 볼때 주요 지수의 ‘최저치’가 다소 유지되며 극단적으로 움직이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희망적인 투자자들은 종종 최저치를 재평가하거나 바닥을 찾기 전에 증시가 급격히 반등하기도 한다고 보고 있다. 마켓워치는 "그러나 중앙은행과 정부의 빠르고 상당한 수준의 정책 대응은 최근의 최저치가 과거의 ‘과매도 시기’보다는 다소 나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 준다"고 전했다.

선트러스트 애드버저리의 수석 시장 전문가인 키스 레너는 "앞으로 몇주 동안 시장이 변동성을 유지할 것 같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오히려 다시 시장에 뛰어들어 (급락 이후의) ‘보상’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점진적으로 평균적인 ‘매수’에 나서는 이들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시장 ‘강세’에 투자하는 이들은 4월에 발표되는 1분기 실적 시즌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우한 코로나 여파를 반영해 다가오는 분기의 실적에도 촉각이 쏠리고 있다.

우고운 기자(w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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