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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日기업 '유동성 확보전' 혈안..제조업 체감지수는 7년만에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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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심리, 아베노믹스 전으로 회귀

파이낸셜뉴스

1일 코로나19확산 여파로 도쿄 인근 가마쿠라 벚꽃길에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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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조은효 특파원】 코로나19발 경기 충격에 놀란 일본 기업들이 속속 유동성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기업의 체감지수는 이미 바닥이다. 지난 3월 일본의 제조업과 비제조업 체감경기지수는 각각 7년, 1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기업이 단기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기업어음(CP)발행 잔액이 전년 대비 2%증가한 25조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일본 내 CP발행액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 때였다.

외출제한 등으로 경제활동이 정체되면서 '도쿄봉쇄'에 앞서 '자본봉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 급감으로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 압박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계산도 있지만, 위기 상황에 대비해 미리 여윳돈을 쌓아두겠다는 심리 역시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JR동일본은 지난달 6개월 이상짜리 CP1500억엔을 발행했다. 지금까지 이 회사의 CP발행 기간이 1~4개월간이었다. 이번에 기간과 액수를 늘린 것이다. 회사 측은 "공사 미지급금 등에 대한 충당, 코로나 영향 등 최근 상황을 감안했다"고 했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의 회사채 발행도 3월에 2096억 달러(뱅크오브아메리카 집계)로 급증했다.

자금 쟁탈전의 성격도 강하다. 시장에서 CP등을 발행할 능력이 안되는 소매·외식업, 중소기업 등은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은행(BOJ)가 발표한 '전국기업 단기경제 관측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제조업 분야 대기업의 업황판단지수(DI)는 지난 2월 '0'에서 3월 '마이너스(-) 8'로 급락했다. DI는 체감경기가 '좋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에서 '나쁘다'고 답한 비율을 뺀 수치다. 3월 제조업 대기업 DI의 하락 폭은 7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비제조업 대기업 DI도 2월 '20'에서 3월 '8'로 12포인트나 하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22포인트 하락)이후 11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체감 수준이 아베노믹스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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