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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코로나의 역설'…재택 확대에 노트북 등 IT기기 수출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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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수출액 469.1억달러…코로나19에도 0.2% 감소 그쳐

SSD 등 비대면 접촉 확대 따른 IT기기 수출 큰폭 증가세

“美·EU 등 확산 3월 중순 이후…4월 실적엔 반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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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중인 컨테이너선 모습.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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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김상윤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달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이란 대형 악재에도 당초 우려에 비해 양호한 수출 성적표를 거뒀다. 재택근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접촉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저장장치(SSD) 같은 IT기기 수출이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다만 3월 중순까지는 주요 유럽이나, 미국 등 주요 수출국에서 코로나 쇼크가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4월에야 충격파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3월 수출입 실적(통관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469억달러(약 57조6000억원)로 전년보다 0.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코로나19가 이 기간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과 미국, 유럽(EU)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악영향이 예상보다는 제한적이었다. 특히 수출 물량은 전년대비 13.1% 늘며 17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다만 조업일수 차이 때문에 하루평균 수출액(19억5400만달러)은 전년보다 6.4% 줄었다. 그러나 2월 일평균 수출액(18억3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추세적으론 반등하는 모습이다. 전년대비 감소 폭 역시 2월 11.9%에서 한자릿수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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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월별 수출액 증감 추이.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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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기 수요 확대가 주력 품목의 부진을 만회했다. 3월 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은 12억800만달러로 전년대비 13.3% 늘었다. SSD를 포함한 컴퓨터 수출액(11억8300만달러) 역시 82.3%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확대와 텐센트·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및 서버 수요 증가가 수출 증가로 이어진 모습이다.

진단키트를 비롯한 방역용품·생필품 수출도 대폭 늘었다. 3월 진단키트 수출액은 4865만달러(약 599억원)로 전년대비 117.1% 늘었다. 손 세정제와 세안용품, 가공식품 등 수출액도 그 액수 자체는 크지 않지만 1.5~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와 일반기계 등 주력 수출 품목은 대부분 부진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87억6200만달러로 전년대비 2.7% 줄었다. 석유화학, 석유제품 역시 수출물량은 늘었으나 국제유가 급락으로 수출액은 감소했다.

주력 품목 중에선 자동차(38억1700만달러·3.0%↑)와 자동차부품(19억3500만달러·0.6%↑)가 그나마 선방했다. 세계적 수요 감소 속에서도 대당 가격이 높은 SUV·친환경 신차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중국 수출액이 5.9% 감소에 그치며 ‘2월 쇼크’에서 벗어났고 미국, EU 수출액도 전년대비 각각 17.3%, 10.0% 늘었다. 오히려 아세안, 인도, 중남미 등 신흥시장이 더 부진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부진은 4월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가 미국·EU 등 주요국에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게 3월 중순부터인 만큼 약간의 시차를 둔 4월부터 수요 둔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3월 수출은 대 미국·EU 수출이 플러스를 유지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며 “그러나 주요국 이동통제와 공장 조업 중단은 3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만큼 그 부정적 영향은 4월 실적에 더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4월부터는 급격히 악화한 주요국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체감경기 위축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EU는 3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만큼 수출지표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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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월별 수출액 증감 추이.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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