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3월 한 달 사이 ‘코로나 해고’ 3배 이상 늘어…항공업 파견직 직격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직장갑질119 3월 ‘코로나 갑질 통계·사례’

‘코로나 해고·권고사직’ 한 달간 3.2배 늘어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KAS)과 계약한 케이터링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 ㄱ씨는 지난달 강제연차에 이어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회사는 추후 순차적으로 복직시켜주겠다며 300명이 넘는 직원 가운데 60여명을 제외하고는 모두에게 권고사직을 강요했다. 휴업수당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승객들의 수화물을 컨테이너에 넣어 비행기에 싣는 지상조업 노동자 ㄴ씨는 한국공항 도급회사 소속이다. 회사는 코로나19로 비행기 운행이 급감하면서 연차를 소진하도록 강요하더니 결국 4월부터 한 달에 3주 이상 무급휴직을 한다고 통보했다. ㄴ씨는 “아이를 키우는 40∼50대 직원들이 어떻게 무급으로 버티냐”며 “인력파견회사 소속이란 이유로 고용유지지원금도 못 받고 쫓겨나야 하는지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해고와 권고사직 등 ‘코로나 실업대란’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인노무사·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노동자 인권보호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1일∼31일까지 한 달간 들어온 이메일과 카카오톡 제보를 분석한 결과, 3410건의 제보 가운데 코로나 갑질 제보가 1219건으로 37.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39.3건이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갑질’ 중 한 달간 눈에 띄는 변화는 해고·권고사직 비율의 급격한 증가다. 3월 넷째 주 코로나 제보 중 해고·권고사직 비율은 27%로 첫째 주(8.5%)에 견줘 3.2배 늘었다. 같은 기간 무급휴가는 8.4%포인트, 연차강요는 9.3%포인트 각각 줄었다. 연차 강요에서 시작된 코로나 갑질 제보가 한 달 새 무급휴직과 연차강요 등을 거쳐 ‘해고 대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직장갑질119는 코로나 해고 대란의 축소판으로 인천국제공항을 꼽았다. 직장갑질119는 “2차 하청업체 직원들은 무급휴직에 이어 권고사직·정리해고를 당하고 인력파견 회사들은 수시로 직원을 채용하고 해고하기 때문에 고용유지지원금에는 관심도 없고, 인력을 해고하려고만 한다”며 “인천공항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금 인천공항에 가 보실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직장갑질119는 △해고·권고사직 일시중지 △계약·파견·하청·특수고용직 휴업급여 지급 △모든 실업자 실업급여 지급 등 코로나 해고 대란 최우선 3대 가제와 함께 경제·노동 관련 8대 분야 19개 정책 개선과제를 제안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연속보도] n번방 성착취 파문
▶신문 구독신청▶삐딱한 뉴스 B딱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