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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신간] 수운 최제우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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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으로 본 서울ㆍ내 집에 갇힌 사회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수운 최제우 평전 = 김삼웅 지음.

동학농민혁명(1894년)과 3ㆍ1혁명(1919년)은 우리 근현대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민족사 대사건이었다. 두 사건에서 결정적이고 중추적인 역할을 한 민족종교는 동학(훗날 천도교)이다. 동학혁명은 왜 일어났을까? 동학군들이 꿈꾼 개벽 세상은 어떤 세상이었을까? 이런 질문의 출발은 수운 최제우(1824~1864)다. 그를 이해하는 것이 곧 19세기 민중의 염원을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올해로 동학이 세워진 지 160주년을 맞았다. 최제우는 고향인 경주 용담에서 기도와 수련을 하던 1860년 4월 5일 '한울님의 계시'로 후천개벽의 동학 진리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1년여의 수도 정진 끝에 무극대도의 길, 즉 새로운 종교인 동학을 창도하고 사람들에게 '사람이 곧 하늘(인내천ㆍ人乃天)'이라는 인격의 존엄성과 근대적 민족의식을 일깨워주는 데 전념한다.

독립기념관장을 지낸 저자(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는 동학 창도 160주년을 계기로 '인간 최제우'의 삶과 사상을 두루 살펴 들려준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전국을 떠돌다가 진리를 깨달은 뒤 당시 세상을 주름잡던 서학(西學)에 대항키 위해 동학(東學)을 창도한 교조 최제우. 이번 평전은 이런 최제우의 삶을 찬찬히 그리고 깊숙이 돌아보게 한다.

두레. 304쪽. 1만8천원.

연합뉴스

수운 최제우 평전



▲ 옛 그림으로 본 서울 = 최열 지음.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조선 회화에서부터 근현대미술까지 시대와 분야의 구분 없이 한국미술 전반을 살피며 수십 년 동안 미술사를 연구했다. 그에게 그림은 단순히 회화라는 칸막이 안에 갇혀 있지 않다. 그림을 통해 화가의 의도와 회화적 특징을 살피는 동시에 그 이면과 그 시대를 이야기로써 독자들에게 전해왔다.

이번 저서는 서울, 즉 한양을 그린 옛 작품 중 현전하는 것들을 거의 대부분 집대성했다. 16세기 작가 미상의 작품에서부터 19세기 심전 안중식 작품까지 41명의 화가가 그린 작품 125점이 저자 특유의 해설과 함께 실려 있는 것이다.

책은 서울을 모두 8개 권역으로 나눠 도봉산을 비롯해 삼각산, 백악산을 거쳐 서소문을 경유하고 한강의 광나루에서 행주산성까지 주유천하하듯 하나하나 살펴나간다. 서장에서는 18세기 한양을 그린 '도성도'를 비롯한 그림 지도와 19세기 신감각파 작가였던 김수철의 '한양전경도' 등으로 서울 모습을 높은 곳에서 한눈에 조망하게 한다.

혜화 1117. 436쪽. 3만7천원.

연합뉴스

옛 그림으로 본 서울



▲ 내 집에 갇힌 사회 = 김명수 지음.

한국의 도시민은 어쩌다 맹목적으로 내 집 마련을 추구하는 '소유자 가구'가 됐을까? 너도나도 부동산 투자에 몰입하는 시대에 과연 투기꾼은 따로 있는가? 집을 가진 자들은 어떻게 한국사회의 주류가 되는가?

사회학자인 저자는 '투기'가 결코 특정 소수의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지금껏 '내 집'이 생활 장소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배타적 생계수단으로 자리 잡은 내력을 살핀다. 주거문제를 탐색한 기존 담론이 투기문제를 중산층이나 투기꾼 등 특정 주체의 반사회적 행동으로 분석했다면, 이번 책은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는 수단으로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하는 청년, '똘똘한 한 채'를 가진 회사원, 재건축 보상을 노리고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의 행위에 녹아 있는 복잡다단한 투기 열망을 폭넓게 바라본다.

한국의 주택체계는 수출주도형 성장에 따른 사회 투자의 제약 아래서 형성된 민간 의존적 공급 질서를 지녔다. 정부가 주택 생산비용을 사적 행위자에게 전가하는 대신에 주택공급으로 생겨난 편익을 그들에게 편중 할당해왔다. 이를 '자원동원형 주택공급연쇄'라고 규정하는 저자는 "자원동원형 연쇄가 편향을 만들어내며 특유의 선별적 보상 기제로 주택공급에 따른 편익을 대형 사업자에게는 이윤, 주택소유자에게는 자본이득의 형태로 집중시켜온 게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주택은 단순한 생활공간을 넘어 가족의 물질적 안전을 뒷받침하는 생계수단으로 부상해버린 것이다.

창비. 384쪽. 2만2천원.

연합뉴스

집에 갇힌 사회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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