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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기자수첩] 1조원 수혈받은 두산重 경영진 변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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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2010년 체질 개선을 통해 성장 가도를 달렸던 두산이 최근 자금난으로 경영 악화에 시달리며 위기에 빠졌다.

두산은 2000년대 체질 개선을 통해 2000년 4조50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 규모를 2010년 25조원으로 끌어올렸다. 10년 새 6년 가까이 확대되는 성과를 기록했다. 당시 두산이 짧은 기간 빠른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체질개선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행복도 잠시, 두산중공업은 최근 수년간 석탄화력발전 발주 등 발전 시장이 침체를 겪으며 직격탄을 맞았다. 문제는 이같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 아닌 각 계열사들이 자금 지원에 나섰고 이로 인해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위기를 맞았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다. 그러나 지금은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자생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 시장이 침체하는 가운데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프로젝트 수주도 급감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두산중공업의 최근 3년(2017~2019년)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263억원에서 1846억원, 877억으로 대폭 줄었다. 이 가운데 차입금 4조9000억원 중 4조원이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와 부담이 큰 편이다.

두산중공업의 실적이 악화되기까지 부실 자회사에 대한 과도한 지원도 한몫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까지 2조8000억원 규모의 누적 순손실을 냈는데,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등을 통해 두산건설에 2조원을 쏟아부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까지 흔들리면서 만기도래 채권 등 리볼빙 이슈까지 터졌다.

이에 정부는 두산중공업의 자금난 해결을 위해 긴습수혈에 나섰다. 수출입은행·한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지난달 27일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1조원을 지원하면서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한 상태다. 당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가 안 된다면 대주주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두산이 1조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았지만 아직 뚜렷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신사업 확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스터빈과 신재생에너지, 수소 등 신사업을 추진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매출로 직격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회사의 체질개선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규 사업 추진도 중요하지만 두산 오너일가의 책임 있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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