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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양승태와 '사법농단'

‘양승태 코트’와 친분 있었나, 없었나… 이수진 논란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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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고위 법관 “인권법 학술대회 대응방안 등 논의” / 이 후보 “부당한 공격… 여론 통한 왜곡 시도는 비겁”

4·15총선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의 판사 시절 언행을 놓고서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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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 연합뉴스


그간 이 후보는 사법농단의 대표적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져왔으나 최근 관련 재판에서 그와 부합하지 않는 정황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어서다. 이 후보는 이런 정황을 보도한 언론을 향해 “여론을 왜곡하려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해 향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일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그간 “나는 사법농단 사건 피해자”라고 주장해 온 이 후보가 판사 시절 양 전 대법원장과 가까운 고위 법관들과 만나 식사를 하거나 의견을 나눈 정황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전날(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부장판사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 재판에 출석한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입을 통해서다.

이 전 상임위원은 2017년 진보 성향 판사들 모임인 국제인권법학회가 기획한 학술대회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당시 인권법학회 소속이던 이 후보와 여러 차례 논의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저로서는 이야기할 사람이 이수진 말고 없었다”고 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이날 보도에서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수첩에는 이 후보 관련 대목이 자주 등장한다”며 “이 수첩엔 ‘이수진 생일’ ‘이수진 상담’ ‘이수진 연락’ 등과 같은 내용뿐 아니라 ‘이수진 수고비’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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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의 피해자”라는 그간의 주장과 달리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기 대법원의 고위 법관들과 상당한 교분이 있었던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이에 이 후보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조선일보 보도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조선일보에서 저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동작을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분명하다”며 “조선일보를 이용해 여론을 왜곡하려는 것은 비겁하다. 언론을 사유물처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문재인정부 들어 ‘사법농단’ 세력으로 지목된 양 전 대법원장 측근들과 친하게 지냈던 정황이 공개된 것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후보는 현재 사법농단 의혹사건 재판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인데 향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또 법원 재판에서 이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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