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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돈 풀기' 나선 중앙은행들…한은도 '무제한 돈 풀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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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충격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주식, 환율, 유가 시장이 요동치고 수입과 수출, 소비·투자심리가 얼어 붙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경기둔화가 확실시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무제한 돈 풀기'에 나섰다. 시중에 돈을 풀고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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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연준, '무제한 양적완화'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돈 풀기에 나선 나라는 미국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만큼(in the amounts needed)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는 '무제한 양적완화'(QE)에 들어갔다.

미 연준은 양적완화 규모를 기존 7000억달러에서 무한대로 확대키로 했다. 국채와 MBS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한도 없이 이어가겠다는 것.

앞서 연준은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하면서 7000억달러 규모의 국채와 MBS를 매입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양적완화를 결정한 지 8일만에 파격적인 카드를 추가로 내놓았다.

연준은 또 유럽중앙은행(ECB), 캐나다은행, 영란은행, 일본은행, 스위스중앙은행 등과의 기존 달러 스와프 협정과 관련해 스와프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기존의 1주일 단위인 스와프 오퍼레이션에 부가적으로 84일 만기 오퍼레이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준은 기업어음(CP)을 직접 매입하는 기구(CPFF·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를 설립해 1조달러를 사들이기로 했다. 또 글로벌 달러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조치로 외국 통화당국에 대해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허용하는 대출기구(FIMA repo facility)를 설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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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ECB)은 0% 기준금리를 더 조정하지 않는 대신 7500억유로 규모의 국채와 CP를 매입하고, 금융기관의 건전성·회계처리 기준을 완화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16일 발표한 상장지수펀드(ETF) 직접 매입의 한도를 기존 연간 6조엔에서 12조엔으로 확대했다. ◆ 사상 첫 '한국형 양적완화'

한국은행도 사상 처음으로 '무제한 돈 풀기'에 나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환매조건부채권(RP)을 무제한 매입하고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및 대상증권 확대를 내용의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사실상 '한국형 양적완화'가 시작된 것.

한은은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매주 1회 RP를 한도 없이 매입해 금융기관에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2일 사상 처음으로 한도가 없는 전액공급방식으로 5조2500억원 규모의 RP를 매입했다. 이날 자금 공급액은 지난달 19일(1조원), 지난달 24일(2조5000억원) RP매입보다도 많은 양이다.

또 한은은 RP 입찰 참여 금융기관에 통화안정증권·증권단순매매 대상 증권사 7곳과 국고채전문딜러 증권사 4곳을 추가하고, RP 매매 대상 증권에도 한국전력 등 공기업 채권 8종을 포함했다. 대출 적격담보증권에도 공공기관 특수채와 은행채가 추가됐다.

한은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시중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면 RP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한다. RP란 금융기관이 일정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이다. 한은이 RP를 매입하면 시중에 돈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한은이 한도를 정하지 않고 RP매입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꺼내들지 않았던 특단의 조치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했고, 일부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조달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러한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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