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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물건 하나 더 사 나누는 착한 소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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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 긴급 설문조사에 나타난 악전고투 2개월의 생각│김수영 양천구청장

<서울&>은 두 달 넘게 ‘코로나19’ 방역 행정의 최일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을 상대로 긴급 설문조사를 했다.

일반 주민들에게 전염병 방역을 통해 자치구의 중요성이 여느 때보다 부각됐다는 점에서 구청장들이 방역 현장에서 느꼈던 생각을 원문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 온라인에서는 축약없이 전재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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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역대책을 펴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과 아쉬운 장면을 꼽아주세요.

마스크 대란이라고 할만큼 지자체에서도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었다.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하는 행복한 세상 백화점의 ‘대국민 노마진 마스크 판매행사’에 며칠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오랜 시간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매하시는 것을 보고, 거동이 불편하거나 오래 서 있기 힘드신 어르신들은 어떻게 마스크를 구하실까 걱정됐다.

그러던 차에 관내 사회적 기업인 더반협동조합에서 어르신 복지관과 양천사랑 복지재단에 마스크를 14,500매를 기부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이 업체와 긴급히 협의했다.

업체에서는 이미 주문량이 많아 추가 제작이 힘든 상황에도 어르신들에게 마스크를 전달하려는 우리구에 적극 협력해주셔서 마스크 32만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마스크를 주민센터 직원들과 통장님들이 6만여명이 넘는 관내 65세 이상 어르신 가정에 직접 방문하여 1인당 5매씩 전달했다.

또한, 마스크 5부제가 도입되었지만 약국마다 판매시간이 달라서 하루에도 몇 번씩 약국을 찾아 마스크가 들어왔는지 확인해야 하는 등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하여 양천구약사회와 협의하여 판매시간을 평일은 18시로 통일하기도 했다.

이런 위기상황에 주민편의를 위한 정책 결정시, 좌고우면하기보다는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였던 순간이 참 많았던 것 같다.

3. 큰 틀에서 앞으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집단 전염병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 일선 행정기관에서 보완해야 할 시스템이 있다면? 마스크를 일선 통반장을 통해 일괄 배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코로나 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서 양천구 보건소에서는 일상 업무를 중단하고, 선별 진료소 운영 및 방역 추진 등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영유아들을 위한 예방 접종을 포함한 일반진료, 물리치료, 대사증후군센터, 치매안심센터 등 주민들을 위해 운영하던 각종 건강프로그램이 중단되어 주민들의 불편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감염병에 신속하게 대처하면서도 공공의료 기능이 멈추지 않을 수 있으려면 전문 인력의 확충 뿐만 아니라, 시설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

양천구 보건소에서는 감염병이 발생할때마다 컨테이너나 천막을 활용하여 선별진료소를 임시로 운영하고 있고, 대부분의 자치구가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다.

전염병에 대비한 음압시설 등이 포함된 선별진료소와 대기실을 이용하는 주민들과 보건소의 다른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동선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야 주민들은 안심하고 보건소의 의료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신종플루,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 19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감염병의 발생주기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전문인력과 시설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이 사전이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5. 불철주야 최일선 방역전선에서 진두지휘하면서 여러 감회를 느꼈을 줄 압니다. 소회가 있으면 어떤 것이든 써주세요.

코로나 19로 소비가 위축되어 외식업, 이․미용업소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지역 소상공인이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하다보니 손님이 더더욱 없어 매출이 60%이상 줄어들고, 일하던 직원들까지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때마다 안타까웠다. 그래서 양천구에서는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같이 해서 가치있는 소비」캠페인을 시작했다.

캠페인의 주요 내용은 ‘우리 동네 단골집 착한결제 해주기’와 ‘코로나 스트레스, 착한 쇼핑으로 풀기’이다.

‘착한 결제’는 미리 결제를 하고 다음에 또 방문하겠다는 약속이며, ‘착한 쇼핑’은 평소 사용하던 제품을 하나 더 사고, 또 주변 사람과 나누자는 뜻으로, 어려운 이웃과 함께 힘을 나누는 응원의 ‘소비’이다.

양천구는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양천구지회와 MOU를 맺고, 음식점 방문 포장시 10% 할인제를 도입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참여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지목받은 1인이 2명을 지목하고 48시간 이내에 인증사진을 SNS에 업로드 하여, 캠페인이 지역사회에 널리 널리 퍼지게 하는 챌린지 방식이다.

또한, 양천구 블로그에서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인증이벤트를 시작하였는데, 주민들이 ‘가치있는 소비’ 캠페인에 참여한 영수증 등을 댓글로 올리면 2주에 한번씩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기프티콘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의 한 자치구인 ‘양천구’에서 시작한 이 ‘가치 있는 소비’ 캠페인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전국의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에게 힘이 되어, 다같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길 바란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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