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대기업도 '마통'까지 끌어다 쓴다…대출 증가폭 '역대 최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인은 물론 대기업까지 시중은행에 손을 벌리고 있다.

중앙일보

20일 기업은행 동대문지점의 기업영업 담당 창구를 찾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3월 원화대출 잔액은 1170조7335억원으로 2월 보다 19조8688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원화대출이 전월 대비 10조원 이상 늘어난 건 2015년 10월(14조2840억원), 11월(13조1099억원), 2019년 10월(10조4353억원) 등 3차례 뿐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대기업도 ‘마통’ 끌어써



기업대출은 3월 한달 동안 13조4568억원 늘었다. 2월 증가분(3조6702억원)의 4배 가까운 액수다. 특히 대기업 대출 잔액은 82조7022억원으로, 전월 대비 8조949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의 증가폭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기업은 보통 회사채 등을 찍어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한다. 은행 대출보다 비용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상 은행의 대기업 대출 증가폭은 2조원 안팎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돼 자금 조달이 쉽지 않게 됐다. 향후 경기 둔화 등을 대비해 비상자금을 확보려는 기업도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은 이전에 열어놓았던 한도대출을 이용해 대출을 받았다. 한도대출은 개인으로 치면 마이너스 통장격이다.

중소기업 대출은 5조3619억원 증가했다.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7755억원이 늘어났다.



개인들도 주담대에 신용대출 끌어써



가계대출도 6조6801억원 늘어났다. 2015년 11월(10조1822억원) 이후 증가폭이 가장 크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모두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은 4조6088억원 늘었다. 2015년 12월(5조6238억)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 규제 여파로 최근 증가세가 둔화됐다. 올해만 보더라도 1월 1조2557억원, 2월 9564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세자금 수요 뿐 아니라, 최근 경기가 안 좋아지며 생활안정자금 명목 등으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신용대출은 3월 한달 간 2조2408억원 늘어났다.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이 2조원 넘게 증가한 건 2018년 10월(2조1171억원)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득 감소에 따른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것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개인들이 이번 하락장을 기회로 보고 비대면 대출 등 절차가 간단한 신용대출로 자금을 조달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월 2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증권사의 고객 예탁금은 28조1000억원에서 43조원 규모로 늘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