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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코로나블루, 부모부터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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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문선종] 지난달 31일 정부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첫째에게 4월 20일 온라인 개학 및 입학식 안내장이 날아왔다. 또 다시 일상을 바꿔야 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변화는 불안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돌봄에 대한 부담의 시간과 온라인 개학 후 우리는 어떤 양육 태도를 가져야 할까? 돌봄에 대한 부담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의 한숨이 깊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아이들에게 화내거나 짜증내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

아파트 관리소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층간소음에 각별한 유의를 당부하는 방송이 울리고, 엘리베이터에도 관련 내용이 공지사항으로 부착됐다. 육아하는 나로서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마음의 소리가 튀어 올라온다.

베이비뉴스

이 와중에 설거지가 재미있다는 첫째, 아빠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문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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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무너지면 아이의 성장과 발달도 무너진다

아들 넷을 키우는 장군이맘이 만든 방학생활규칙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딸 둘 키우는 나도 이 정도인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런 규칙을 만들었을까? 공감이 간다. 하지만 나는 정확히 알고 있다. 아이들의 행동은 절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부모의 한마디로 아이들이 통제되고 말을 듣게 하려면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육아의 태도가 뒤따른다. 더불어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부여하는 죄의식과 단죄가 아이들의 실존을 위협할 것이다.

우리는 육아의 최전선에 있다. 우리 부모들이 무너진다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기찻길 위의 평행한 선로가 무너진다. 기차는 삐걱거릴 것이고, 탈선할 수도 있다. 이 글을 쓰며, 다시 정신을 가다듬기로 했다. 아이들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더 많은 생활을 하고 있고,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절대 아이들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이의 행동에 대한 나의 태도와 행동이다.

다시 말해 아이들을 통제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통제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코로나블루의 불안이 아이들에게 전이되지 않을 수 있다. 아이에게 하소연 한 경험을 통해 아빠는 강해야만 한다는 완벽주의를 내려놓을 수 있었고,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얻었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은 부모가 자신의 행동을 수용할 것이라는 신뢰와 믿음에서 온다. 아이는 부모의 품 안에서 안전을 느끼기 때문이다. 집은 아이를 통제하는 공간이 아닌, 자유의지를 발현하는 장소가 돼야 한다.

*칼럼니스트 문선종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와 결혼해 두 딸아이의 바보가 됐다. 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생 시절 비영리 민간단체를 이끌었고, 구룡포 어촌마을에서 9년간 아이들이 행복한 공동체 마을 만들기 사업을 수행했다. 지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홍보실에서 어린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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