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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봉쇄된 우한서 中정부 비판한 女작가 인기스타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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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팡 "시진핑 정부가 우한 시민에 감사하라"

60편 우한 일기 작성…웨이보 팔로워 420만명

이데일리

우한의 소설가 팡팡. 사진=웨이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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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꾸준히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써온 작가 팡팡(본명은 왕팡)이 인기 스타로 등극했다.

여성 소설가 팡팡은 중국 SNS인 웨이씬(위챗)과 웨이보 등을 통해 봉쇄된 우한의 모습을 전하는 글을 써왔다. 그는 특히 지난달 7일 ‘시진핑 감사운동’을 펼치려던 중국 공산당을 정면으로 비난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팡팡은 “중국 정부는 인민의 정부다. 인민들을 위해 존재한다”면서 “부디 그 오만함을 거두고 당신들의 주인인 수백만의 우한 시민들에게 겸허히 감사를 표하라”고 일침했다.

이후 중국 누리꾼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감사만을 강요한 정부에 분노했다.

팡팡은 1월25일 첫 글을 올린 이후 의사 친구들에게 들은 현장 이야기를 전하고, 늘어나는 사망자 수를 한탄했다. 때로는 일상 생활의 경험과 느낌을 담았고 정부 정책에 격분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60번째 글을 끝으로 일기를 마무리했다. 당국이 오는 4월 8일부터 우한 봉쇄령을 해제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의 웨이보 계정 팔로워는 420만명에 이른다. 그의 마지막 글에는 32만5000명의 네티즌이 ‘좋아요’를 눌렀다.

팡팡은 지난 2010년 로맨스 소설로 중국 최고 권위의 루쉰 문학상을 탄 유명 소설가다. 후베이 작가 협회 회장도 지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팡팡이 공산당 지도부를 비판했다는 점에서 신변 위협이 따르지 않을까 사람들이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의 글은 위챗이나 웨이보에서 반복적으로 지워지거나 차단됐다. 하지만 중국 경제지 카이신이 자사 앱과 팡팡의 블로그를 연계하면서 많은 독자들이 글을 읽을 수 있었다.

악성 댓글에도 시달렸다. 이들은 팡팡이 “미국 민주주의, 자유, 페미니즘에 세뇌됐다” “루머를 퍼뜨리고 중국의 단결을 저해했다”고 비난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한 이들이 행방 불명 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우한 현장을 찾아가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대한 정부 대응 실태를 고발해온 변호사 출신 시민 기자 천추스는 지난 2월 당국에 의해 알 수 없는 곳에 끌려가 강제격리된 후 행적이 묘연해졌다. 지난달에는 ‘부동산 거물’인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이 시 주석을 ‘벌거벗은 광대’라고 칭한 이후 주변인들과 연락 두절됐다.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렸다가 ‘유언비어’라며 당국의 처벌을 받았던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코로나19로 사망한 사건은 많은 중국 젊은이들 분노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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