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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우린 대한민국 유권자 밝은 내일 위해 당당하게 투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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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부안군선관위 이효순씨

한겨레

“대학입시 준비 물론 중요하지/ 하지만 but 우린 대한민국 유권자/ Uhh 우리도 이젠 만 18세 투표할 권리가 생겼네/ 대한민국 밝은 내일 위해 당당하게...”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접촉이 어려운 선거운동을 극복하려는 선거 지킴이가 있다. 전북 부안군선거관리위원회 이효순(51·행정 7급)씨다. 그는 3년 전 대통령 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에도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노래를 작사했다. 곡 이름은 ‘우리는 대한민국 유권자’이다.

그는 지난 1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21대 총선부터 선거연령이 19살에서 18살로 낮춰지자, 젊은이들의 투표참여를 위해 직접 나섰다. 곡은 지인인 가수 구피, 소키, 차밍립스가 함께 만들었다. 이들에게 취지를 설명하니 흔쾌히 수락해줬단다. 이들은 노래도 직접 불렀다. 곡은 리듬앤블루스(R&B) 계통에 랩이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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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높이기를 고심해오던 그는 지난 1월14일 선거연령이 낮춰지는 선거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바로 곡 작업을 시도했다. “선관위가 투표 참여를 위해 만든 소형책자는 나눠줘도 잘 안 읽거든요.” 하지만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단다. 궁리 끝에 18살 유권자들의 취향에 맞춰 대학입시 내용과 영어 등이 들어간 가사를 만들었다. “마음에서 우러나 투표장으로 향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죠.” 그는 곡의 마지막 후렴구 “오늘은 무슨 날 투표하는 날/ 가족과 함께해 다 함께 투표해”라는 노랫말에 가장 애정이 간다고 했다.

그가 만든 노래는 선거권이 생긴 18살 유권자들이 밝은 대한민국 내일을 위해 정책·공약을 잘 살펴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작곡자들에게는 반복해 들어도 질리지 않도록 신나고 중독성 강한 멜로디를 요청했다.

지난 2월 18일 곡이 완성됐으나 코로나가 복병이었다. 2월 말까지 제작해 홍보에 나서려고 했으나 차질을 빚었다. 대학생과 고교생이 함께 플래시몹을 통해 홍보 동영상도 찍으려 했지만 역시 코로나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래서 사정에 맞게 나눠 찍으면서 동영상이 2개(https://youtu.be/ffF6IHEGRiA, https://youtu.be/gEZ7-rHfIUQ)가 됐다. 이 과정에서 전북도 선관위의 도움도 컸다.

총선 앞두고 투표 독려 노래 작사

곡은 가수 구피, 소키 등에게 의뢰

투표 첫 참여 18살 유권자 정서 맞춰

대학 입시 내용과 영어 등도 가사에


“노래로 유권자 마음 바뀔 때 보람

선거 관련 단편영화도 만들고 싶어”


그는 2017년 3월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도 건전한 선거문화 확산을 위해 캠페인 송 ‘아름다운 선거’를 작사했다. 모두 4절인 이 노래는 행복이 피어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유권자가 변해야 세상이 거듭나고(1절), 투표참여로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며(2절), 모든 국민이 참여해 선거를 축제처럼 즐기자(3절), 아름다운 선거로 희망찬 나라를 만들자(4절)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2018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도 팟캐스트 ‘이효순의 시선공감’을 운영했다. 기획·연출·시나리오와 진행을 직접 맡아 진행했고, 매달 1번씩 3차례 제작해 방송했다. ‘아름다운 선거’를 주제로 6행시, 초대손님과 얘기를 나누는 ‘만나고 싶었어요’,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방문객’ 코너 등을 통해 어렵고 딱딱한 선거법을 쉽게 풀어 전했다. 이번에도 팟캐스트 운영 요청이 있었으나 시설부족 등 여건이 안 돼 추진하지 못했다.

선관위 직원인 그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열심히 노력해 유권자 마음이 달라질 때이다. 그냥 고민 없이 투표만 하는 게 아니라, 공약과 정책을 꼼꼼히 살펴서 투표하는 성숙한 유권자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 고생했던 일을 잊고 새로운 도전 과제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계속 캠페인 노래를 만들 것이다. 여건이 허락하면 선거와 관련한 단편영화도 찍어보고 싶다. 계획한 시나리오도 있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투표에 꼭 참여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선거의 실현을 바라며, 그 과정에 미력하지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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