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넷째주 신규실업수당 665만건…집계 시작 1967년 이후 최악

지난주 미국에서 66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실업수당을 청구해 미 노동부가 실업수당 신청을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경제학자들은 이보다 많은 수의 신규 실업자들이 아직 실업 수당을 청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 실업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 의회에서 준비한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 경기부양책의 실업 급여 지원조차 당분간 실업 대란을 막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4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식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게 문을 닫은 모습. /연합뉴스

미 노동부는 3월 넷째 주인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4만8000건을 기록했다고 2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전주인 3월 셋째 주의 328만3000건보다 약 두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노동부가 실업수당 신청을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로 최고치다. 2주 사이에 약 1000만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예일대 경제학자 폴 골드스미스 핑크햄, 미네소타대 아론 소주르너는 구글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 노동부의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560만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너무 과한 비관론이라는 평가가 많았으나 현실은 이보다 훨씬 참혹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리서치센터는 신청건수가 450만~550만일 것으로 예측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주간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경기침체가 시작되는 초기 6개월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신청한 규모"라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임대료와 건강보험료를 지불하려고 애쓰는 많은 미국 일반 가정들이 얼마나 깊게 고통을 겪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WP는 이어 "많은 경제학자들은 신규 실업자들이 아직 수당 청구를 못했기 때문에 실제 실업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전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최고기록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2년 10월의 69만5000건이었다. 오일쇼크 후폭풍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고금리 정책을 펴서 신청이 폭증했다.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65만건까지 늘어난 바 있다.

미셸 마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인 불황기일 경우 보통 몇 달 또는 한 분기가 지나야 발생하는 수치가 단 몇 주 안에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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